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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17 16:17:14
  • 최종수정2013.12.17 16:17:14

조혁연 대기자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표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대략 3가지 설이 존재한다. 첫째 추천석 설화다. 충청도 진천에는 양순한 추천석이, 반면 경기도 용인에는 심술많은 동명이인의 추천석이 살았다.

이에 염라대왕이 심술많은 용인의 추천석을 잡아오라고 명령했으나 사자는 엉뚱하게 진천의 추천석을 잡아왔다. 따라서 생환시키려 했으나 진천의 추천석은 이미 장례를 치른 뒤였다. 그러자 염라대왕은 용인의 추천석을 잡아와 진천 추천석의 혼을 넣어 환생시킨 후 용인에서 살게 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설화다.

두번째는 개가한 여인에 대한 설화다. 이 여인은 개가 전에는 진천에 살았으나 남편과 사별하자 용인에 살면서 역시 아들을 낳았다. 이후 양쪽이 서로 모실려고 하자 관가에서 "어머니 생전에는 진천에서 모시고, 죽은 후에는 용인에서 제사로 모셔라"라고 판결했다.

세번쩨 설은 진천과 용인의 자연환경에서 비롯됐다. 진천은 예로부터 미질(米質)이 좋기로 유명하다. 반면 용인은 산세가 순후에 풍수적으로 명당이 많다고 소문나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묘소도 용인에 위치한다. 그래서 생겨난 표현이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것이다.

최유경의 위패가 봉안된 오창 송천서원 모습.

최근들어 한 가지 설이 추가됐다. 경기도 용인시는 얼마전 '생거진천 사거용인'과 관련된 학술 세미나를 열고, 표현의 주인공으로 최유경崔有慶·1343-1413)이라는 인물을 지목했다. 최유경의 큰 아들 최사위는 생전에는 진천에서 부친을 모셨고, 사후에도 시묘를 하던 용인 여막(廬幕) 자리에 묘소를 마련하라고 유언하면서 이같은 표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용인시가 이처럼 최부자 이야기를 갑자기 끌어들인 것은 최유경의 묘가 관내인 기흥구 공세동 자봉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말선초의 문신은 최유경은 강직한 관료였다.

그가 졸하자 조선 태종은 '경절'(敬節)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이 시호는 일을 공정하게 하고 청렴함을 좋아해 사욕을 버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화도 회군이라는 정변이 일어나자 대부분의 신하들이 이성계에게 붙었다. 그러나 그는 일단 신하된 도리를 지켰다. 쿠데타 소식을 우왕에게 처음 보고한 인물이 바로 최유경이었다.

'태조가 의(義)를 들어 회군(回軍)하매, 온 조정이 모두 태조에게 붙었으나, 오로지 최유경은 말을 달리어 성주(成州)에 이르러 위주를 뵙고 변란을 고하고 수종(隨從)하여 서울로 돌아왔다.'-<태종실록 13년 6월 24일자>

설화 등 여러가지 정황상 여말선초 문신인 최유경이 우리고장 진천에 만거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최유경은 이것 외에도 우리고장과 더 많은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태조대에 충청도 도체찰사(관찰사 전신)를, 아들인 최사강은 세종대에 충청도 관찰사를 지냈다. 이를테면 한 가문에서 '부자 충청도관찰사'가 태어난 셈이다.

그리고 그의 위패를 모신 송천서원은 청원 오창면 양지리에 위치하고 있고, 최사강의 딸은 금성대군에게 시집갔다. 금성대군의 사당이 연고가 없을 듯한 청원 북이면 대율리에 위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에서 보듯 최유경 가문은 용인보다 우리고장 진천, 청원 일대에 더 많은 족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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