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3.07.04 15:59: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 사간원은 임금에게 간언을 하는 기구로, 그 으뜸은 종3품 당상관인 대사간(大司諫)이다. 당상관은 정3품 이상의 품계를 가진 관리로, 지역하면 정사를 논할 때 堂에 오를 수 있는 품계를 말한다. 그 반대말은 당하관이다.

조선 효종 때의 대사간의 한 명으로 강백년(姜柏年·1603∼1681)이 있다. 그가 바로 전회에 언급한 표암 강세황의 할아버지다. 1648년 이른바 강빈(姜嬪) 신원 사건이 일어났다. 강빈은 소현세자의 빈으로, 병자호란 후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7년에 돌아왔다.

그러나 소현세자를 미워한 시아버지 인조에 의해 후원별당에 감금됐다가 끝내 사사됐다. 이 여파로 그녀의 친정어머니마저 처형되고, 세 아들은 제주에 유배된 뒤 그 중 석철·석린 형제도 의혹 속에서 죽고 말았다.

공주 의당면 강백년 묘.

강백년은 대사간 입장에서 강빈의 신원(억울함을 풀어줌)을 간언했다. 말이 간언이지 인조의 최대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셈이다. 결국 이 사건의 여파로 강백년은 우리고장 청풍군수로 좌천됐다. 그러나 청풍군수가 종6품인 점을 감안하면 품계가 수직 강하한 셈이다.

'황감을 대사간으로, 김식을 헌납으로, 최후윤을 정언으로, 홍우원을 봉교로 삼았다. 상이 특명으로 부제학 이기조를 삼척 부사로, 전 대사간 강백년을 청풍군수로 삼았다.'-<인조실록>

그러나 그의 좌천은 오래 가지는 않았다. 1653년(효종 4) 좌승지로 중앙직에 복귀한 후 여러 요직을 거쳐 우리고장 충청도 감사(관찰사)가 됐다. '이천기를 집의로, 서원리를 장령으로, 강백년을 충청 감사로 삼았다.'-<효종실록>

그는 충청도감사 시절 행정을 매우 잘 펼쳤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유임됐다. 조선 정조 때의 관찬서인 국조인물고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공이) 교체되어 충청 감사에 제수되었다. 이때 대동법(大同法)을 처음으로 시행하였는데, 공이 설시하기를 조항에 맞게 하여 백성들의 편의에 힘썼으므로, 호서(湖西)에 지금까지도 칭송되고 있다. 조정에서 이 행정을 끝까지 맡기려고 하여 임기가 찼음에도 그대로 유임시켰다.'

강백년은 시작(詩作)에 능했다. 그가 지은 '청춘에 곱던 양자'라는 시조가 문집 안에 수록돼 있다.

'청춘에 곱던 양자(樣子) 임으로야 다 늙거다 / 이제 임을 보면 날인 줄 알으실까 / 진실로 날인줄 알아 보면 고대 죽다 설우랴.'

중세어라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인용구 중 '양자'는 '모습', '임으로야'는 '임으로 해서'의 옛말투이다. '늙거다'는 '늙었도다', '설우랴'는 '서러우랴'는 뜻이다. 그리고 이때의 임은 남녀간의 임이 아닌, 임금을 지칭한다.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청춘에 곱던 모습이 님으로 인해 다 늙었다 / 이제 님이 보면 난줄 알아나 보실까 / 진실로 난 줄 안아보면 당장 죽어도 무엇이 서러우랴.'

그는 말년에 고향 진천군 문백면 도하리 한계마을로 낙향, 여생을 보냈다. 그의 문집 이름이 '한계만록'인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그의 위패는 청원 낭성의 기암서원에 봉안돼 있고, 묘는 공주시 의당면 도신리에 위치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