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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06 17:45: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고려시대에도 기녀문화가 존재했다. 이와 관련, 고려사 명종 12년 2월 을사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우리고장 옥천서 일어난 사건으로 8백여년 전의 일이다.

"관성(管城) 현령 홍언(洪彦)이 백성의 재물을 침탈하고, 음황하여 절도(節度)가 없으므로, 벼슬아치와 현민들(吏民)이 언(彦)의 사랑하는 기녀(妓)와 기녀의 어미 및 형제를 죽이고 드디어 언(彦)을 붙잡아 유폐하니…"-<고려사>

인용문에 등장하는 관성은 지금의 옥천을 의미한다. 조선의 대문장가 정철의 묘가 우리고장 진천군 문백면에 있다. 정철은 기녀들과 염문이 많았던 것으로 유명한 만큼 관련 시조도 많이 남겼다.

정철은 선조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세자를 건의했다가 선조의 미음을 사 평안도 강계로 유배를 가게 된다. 이른바 '건저의 사건'으로, 이때 그곳에서 만난 기녀가 '진옥'이다. 먼저 정철이 매우 노골적인 성적 표현으로 수작을 건다.

'옥을 옥이라 하거늘 광옥만 여겨떠니 / 이제야 보아하니 진옥일시 적실하다 / 내게 살송곳 있으니 뚫어볼가 하노라.'-<근화악부>

정철 영정 부분

이해를 위해 일부 고어는 현대문으로 바꿨다. 기녀 '진옥'도 답을 했다. 역시 성적 은유를 담고 있다. 이 시조 역시 '근화악부'에 실려 있다.

'철이 철이라 하거늘 섭철만 여겨떠니 / 이제야 정철이 분명하다 / 내개 골블무 있으니 녹여 볼가 하노라.'

골블무는 불을 피우기 위하여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로, 본래말은 골풀무이다. 달리 풍구라고도 불렀다.

조선시대 우리고장 충주에도 기녀에 얽힌 이야기가 남아 있다. 충주목사 전목과 충주기녀 금란의 이야기이다. 성현이 지은 용재총화에 실려 있다.

'들으니 네가 문득 단월 역승을 사랑하여 / 깊은 밤에 역을 향해 분주하게 다닌다지 / 언제인가 무서운 몽둥이 손에 잡고 달려가서 / 월악산 무너짐 두고 맹세한 말 따지겠다.'

정황상 충주목사 전목이 인사발령이 나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자, 충주기녀 금란이 그 사이에 변절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충주기녀 금란도 이에 대해 답시를 했다. 그녀는 시조에서 옛애인 충주목사 전목을 애숭이 취급했다, 이렇게 읊었다.

'북쪽에 전군이 있고 남쪽에는 승이 있으니 / 첩의 마음 정할 수 없어 뜬구름 같도다 / 만약 맹세한 바와 같이 산이 변할진대 / 월악이 지금까지 몇 번이나 무너졌는고.'

용재총화는 조선시대 유명인들의 일화나 해학담, 그리고 천인들의 소화(笑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설화를 담고 있다. 때문에 오늘날 특히 민속학이나 구비문학연구의 자료로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녀라는 직업은 늘 이별을 준비하던 직업이었다. 천금(千錦)이라는 기녀는 이런 시조를 남겼다. '산촌에 밤이 드니 먼곳의 개가 짖는다 / 사립문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 저 개야! 빈산과 잠든 달을 짖어 무엇하리오.

이 시조는 신흠(申欽)의 '산촌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묻혔어라 / 시비를 열지 마라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 밤중만 일편명월이 긔 벗인가 하노라'와 그 설정이 매우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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