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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4.18 15:53: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김태희 등 내국인이 주축이 된 '청주 청년회'가 1920년 6월 19일 '앵좌(櫻座)극장'에서 출범식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1920년대면 말 그대로 '문명의 열차'가 막 고동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한 시기다.

그런 문명의 여명기에 청주에 여가문화의 일종인 극장 건물이 존재했다는 것은 다소 놀라운 현상이다. 그러나 '앵좌극장'이 청주의 제 1호는 아니다. 오오꾸마 쇼지(大熊春峰)가 1923년에 발간한 '청주연혁지'를 보면 앵좌극장 직전에 '덕영좌'(德永座)라는 극장이 존재했다. 청주연혁지는 신축 동기부터 밝히고 있다.

'청주에 일본인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서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내는데 견디기 어려웠었다. 이곳에는 하등이 오락설비가 없는 것은 배속의 기생충도 안다.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德永座라는 극장이 생기게 되어 오래된 일본취미의 흥행이 개최되기에 이르렀다.'-<청주연혁지>

그러나 극장 덕영좌는 그 시설 정도가 형편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오꾸마 쇼지는 '설비는 처음부터 강능하지도 않았었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덕영좌는 덕영증병위(德永增兵衛) 개인이 경영하는 이름뿐인 극장이었지만 극장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었다. 게다가 자본 관계는 시대의 추이에 따르고 있어 설비는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았었다'-<청주연혁지>

과거 남주동 모습으로, 앵좌극장도 이곳 어디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역 본격 극장은 서두에 언급한 '앵좌(櫻座)극장'으로 1916년 등장했다. 그러나 앵좌극장의 건립 주체는 청주에 진출한 일본 재력가가 아닌 당시 헌병대장 바로 '櫻座' 소좌였다.

청주연혁지를 보면 앵좌소좌와 당시 청주경찰서 등이 청주에 진출한 일부 일본인에게 돈을 빌려 극장을 신축했다. 따라서 앵좌는 보통명사가 아닌, 인명임을 알 수 있다.

'1916년(대정 5) 12월에 헌변대장 櫻座 소좌, 경찰서장 齋騰金藏 등이 정성을 기울여 肝煎, 古谷, 江上, 川島, 川端 등의 사람들에게 신세를 져, 자금을 차입하여 상생정(上生町)에 극장을 신축하여 앵좌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그러나 차입금으로 지은 앵좌 극장은 입장객은 비교적 많았으나 시설은 그리 양호하지 않았다. 인용문 중에 비교적 낯설은 지명인 '상생정'이 보인다.

일제는 1914년 행정구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지명도 많이 바꿨다. 이때 욱정, 상생정, 남정이라는 곳을 묶어 남주동(南洲洞)으로 명명했다. 바로 상생정은 지금의 남문로 일대였음을 알 수 있다.

청주연혁지는 이어지는 내용을 '근년 도시의 커다란 발전에 따라 각종의 흥행은 점차로 휴장하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은 엉성한 틈새로 바람과 비가 새어 곳곳에 파손을 초래하였다'라고 적었다.

청주의 일본인들은 1923년 앵좌극장의 수리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부터 대대적인 개축에 들어갔다.

'1923년(대정 12) 5월에 공사를 시작하여 7월에 접어들어 낙성을 알리게 되어 내면과 외관의 면목을 일신하여 시민들에게 만족을 가져다 주게 되었다.'-<청주연혁지>

그러나 청주연혁지는 일본인이 일본의 시각으로 쓴 책이다. '도시발전', '시민들에게 만족' 등의 표현이 이를 증거한다. 당연히 청주 제 1호인 앵좌극장은 당시 서민들과는 무관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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