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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22 16:08: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남한강 상류의 산간 내륙에서 벌목돼 뗏목 형태로 운반된 소나무는 역시 궁궐을 짓는데 가장 많이 사용됐다. 광해군일기에서 영건도감이 이런 말을 한다.

"작년 가을과 겨울부터, 여기 저기서 긁어모아 마련하여, 금년 경덕궁(慶德宮) 공사를 끝내는데 쓰려고 한 것이, 재목과 서까래 감을 합쳐 모두 1만8천여개였습니다. (…) 그런데 뜻하지 않게 경덕궁 안에 또 더 건축할 곳이 생겼고, 장롱과 궤짝, 제상과 향탁 등의 집기에 응당 들어갈 수효도 또한 2백, 3백개에 이릅니다."-<광해군일기>

그러나 뗏목은 궁궐 뿐만 아니라 한양 사대부들이 자기집을 짓는데까지 사용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중종실록에 이런 표현이 보인다.

"사대부의 집에서도 다투어 본받아 또한 장려하게 꾸미기를 힘써 화려한 서까래와 높은 용마루가 방곡에 즐비했는데, 선왕 때 재상의 집은 여기에 비교해 보면 마치 변소와 같았다. 수령들도 매번 집짓는 재목을 벌채해 뗏목과 배로 운반하여 권귀(權貴)에게 아첨하느라 동강과 서강을 메웠다."-<중종실록>

인용문 중 '권귀'는 사대부를 의미한다. 강원도 영월의 동강과 서강이 메워질 정도로 소나무를 벌채했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재목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과거 서울 한강으로 운송된 뗏목을 인부들이 나르는 모습이다.

영건도감이라는 곳에서 이번에는 이런 상소를 올린다. 영건도감은 궁궐 건축공사를 관장하던 임시 관서를 말한다.

"재목의 경우에는 한두 해 길러서 될 물건이 아닙니다. 나무를 베어서 끌어 내릴 때에, 금년에 산으로 10리를 들어가 나무를 베었으면, 내년에는 20리를 들어가야 하고, 또 그 내년에는 30리를 들어가서 나무를 베어야 합니다."-<광해군일기>

이어지는 글은 "길이 멀어질수록 일도 더욱 어려워지고, 일이 어려워질수록 백성의 힘은 더욱 고갈될 것이니, 앞으로 계속 사용할 것에 대한 계책이 매우 염려됩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연히 우리고장 단양과 영월 등 남한강 주변의 산들은 점차 민둥산이 돼 갔다. 영조 때 강원도 관찰사로 유복명(柳復明·1685∼1760)이라는 인물이 재직하고 있었다. 당시 사헌부가 그에 대한 죄상을 이렇게 보고한다.

"(그는) 선편으로 (뗏목을 )잇달아 운반하여 모두 사복을 채우고는, 서울에 굉장히 사치스러운 제택(第宅)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는 영속들을 가까운 군현에 자주 보내어, 재목을 남벌한 것이 수천 그루만이 아니어서, 산협이 모두 민둥산이 되었다고 소문이 파다합니다."-<영조실록>

인용문의 제택은 정자가 있는 집을 일컫는다. 그러나 소나무가 주 재료인 뗏목은 꼭 우리고장 남한강 수계를 통해서만 운반되지는 않았다. 북한강과 서해 안면도 등에서도 곧고 굵직한 소나무가 벌채됐다. 태종실록에서 태종 이방원이 하는 말이다.

"본궁을 짓고자 하나 농사를 방해할까 두렵다. 일찍이 사사로이 고용한 대장 60명에게 사람마다 의포(衣布)와 구량(口糧)을 주어서, 낭천(狼川)에 이르러 나무 1천여 그루를 베어 뗏목으로 묶어서, 내려 보내라."

인용문 중의 '의포'는 옷, '구량'은 식량, 그리고 '낭천'은 북한강이 흐르는 지금의 강원도 화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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