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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25 15:55: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금년은 행정지명 '괴산'이 생겨난지 599주년이 되는 해다.

도내 기초단체 중 내년에 지명이 탄생한지 10갑, 즉 600주년이 되는 곳은 제천시와 괴산군 외에 진천군과 옥천군 등도 있다. 600년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태종실록 13년(1413) 10월 15일자 기사에 이런 내용이 보인다.

조혁연 대기자

'무릇 군현의 이름 가운데 주(州)자를 띤 것은 모두 산(山)자, 천(川)자로 고쳤으니, 영주(寧州)를 영산(寧山)으로 고친 것이 그 예다.'

도내 4개 기초단체도 이에 해당됐다. 그 해에 '제주'(堤州)가 지금의 제천, 괴주(槐州)는 괴산, 옥주(沃州)는 옥천, 진주(鎭州)는 진천으로 각각 행정지명이 바뀌었다.

4곳 지명에 '내 川'이나 '메 山' 자가 들어간 것은 해당 지역의 지형과 관련이 있다. 의림지라는 큰 저수지가 있는 제천에는 '내천' 자가 들어갔다. 평야가 비교적 발달한 옥천과 진천에도 '川' 자를 붙였다.

반면 백두대간이 지나가 산이 많은 '괴산'에는 '山' 자를 붙였다. 조선 태종 정권이 600백년 전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까닭은 대읍(大邑)에나 붙일 수 있는 '고을 州' 자가 직전(고려말)에 너무 남용됐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州자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고려 후기에는 권세가나 승려 심지어 원나라에서 귀국한 내시들까지 '자기가 태어난 고향'이라고 해서 郡이나 縣을 한 단계 높은 '州'로 승격시켜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환시(내시 지칭)가 중국에 들어가 입시하였다가 사명을 받들고 환향하거나, 혹은 중이 왕사나 국사가 되면, 반드시 말하기를, '아무 고을은 내가 난 땅이라' 하여, 권세를 타서 요구하고 청하여…'-<태종실록>

이같은 현상 때문에 고려말 '州 자를 사용한 고을이 무려 70여곳에 이르렀다. 태종은 이를 개혁, 목(牧) 이상에서만 州자를 유지하고 나머지는 山이나 천자를 붙이도록 했다. 행정지명에도 위계를 세운 셈이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山자 지명 36곳, 川자 25곳, 襄자 1곳, 原자 1곳 등의 행정지명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처럼 태종이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은 '주' 자 인플레이션이 행정이나 사회적으로도 적지 않은 폐단을 야기했기 때문이었다.

'대저 작은 고을을 가호(승격)하는 것은 그 폐단이 한 가지가 아닙니다. 토지가 좁은 것은 그 땅을 보태자고 청하고, 인민이 적은 것은 백성을 보태자고 청하니(…) 서로서로 탄식하고 원망하여 소송이 끊이지 않습니다.'-<태종실록>

그러나 청주와 충주는 '州'자 행정지명을 계속 유지했다. 이는 청주와 충주가 토지와 인구 면에서 이전부터 대읍의 규모를 명실상부하게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록에 이런 표현이 보인다.

'충주·청주·원주·나주·상주·진주·성주 등 아홉 주(州)는 모두 예전 목(牧)으로서 오래되고 큰 것이니, 마땅히 예전대로 하여야 합니다.'-<태종실록>

조선시대 내내 지금의 괴산 청천면과 충남 천안 일부는 청주목 소속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제천 덕산면 월악산 일대와 음성 대소면은 충주목 소속이있다. 이는 '牧'의 지위에 맞게 토지 지배권을 그만큼 넓게 허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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