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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21 14:49: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의 송이는 중국 황제도 매우 좋아했다. 세종 때 '윤봉'이라는 중국 사신이 조선에 와서 생송이를 받고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실록은 기록했다.

"이미 잡은 진응(陳鷹)과 침송이(沈松茸)·연어 알젓 등을 구하여 얻었으니, 천추(千秋)가 가는 편에 보내어 진상해야 되겠다. 연전에 바친 침송이를 황제가 심히 좋아하고 아끼셨다."

인용문에 등장하는 진응은 매, 침송이는 생송이, 천추는 중국으로 향하는 조선 사신을 말한다.

심전고는 순조 때 박사호(朴思浩)라는 신하가 청나라에 다녀오면서 쓴 사행일기로, 그 안에 유서관기(楡西館記)라는 글이 있다. 이 글에서도 조선 송이가 대화 주제로 등장한다.

'운객(雲客)이 묻기를, "귀국의 송이(松茸)가 그 이름이 매우 좋은데, 그 맛은 어떠합니까"하기에, "맛이 향기롭고 산뜻하며 연하지요"하고 대답하였다.'-<유서관기>

전회에 전국 팔도 중 충청도에서도 송이버섯을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서도 각 임금의 성격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폭군 연산군에 대한 내용이 다소 재미있다.

'승지 김준손이 금표지도를 올리니, 전교하기를, "듣건대 백운산에서 송이버섯이 난다 하니, 모두 금표 안에 들게 하라." 하였다.'-<연산군일기>

금표(禁標)는 조선시대 출입 금지 표시를 말한다. 연산군은 사냥 등 자신의 유흥을 위해 도성 외곽 경기도 일원에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때 금표제도를 이용했다.

연산군이 설정한 '금표'에는 송이버섯도 포함돼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송이를 금표에 포함시킨 것은 이를 자기만 맛있게 먹겠다는 뜻이 된다. 실록을 통해 본 중종의 입맛은 매우 까다롭다. 그러나 그도 송이만은 먹겠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아랫백성들이 초물(草物)을 가져와 바치는 것이므로 부득이하여 받은 것이다. 그러나 보통 때는 송이버섯이 아닌 잡목의 버섯은 모두 먹지 않았다. 또 평소에는 백성들이 사사롭게 바칠 수가 없다.'-<중종실록>

호문(好文) 군주였던 정조는 홍재전서(弘齋全書)라는 시문집을 남겼다. 그가 송이를 자신에게만 진상하고 선왕(영조)에게는 올리지 않자 노발대발했다.

'시기가 아직 일러서 (영조가 있는 곳에) 미처 못 올렸다고 대답하니, 왕께서 탄식하시며 이르기를, "시절이 일러 미처 올리지 못했으면서 그것을 어찌 감히 내게 올린다는 말인가. 그게 다 내가 성경(誠敬)이 부족한 소치이니 너를 나무랄 게 뭐가 있겠는가." 하고는 드시지 않았다.'-<홍재전서>

현재 우리고장 충북에서는 백두대간 지역에서 매년 송이가 많이 나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중종 때인 1530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우리고장에서 송이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 연풍, 보은, 영동, 황간 등을 기록했다.

이밖에 청풍, 단양, 제천, 청주, 충주에서도 송이가 난다고 기록했다. 반면 음성, 옥천, 진천 등 평야지가 많은 곳은 송이생산 여부를 기술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주와 충주에서도 송이가 났다고 기록된 점은 다소 의아하다. 조선시대 지금의 괴산 청천면은 청주목, 제천 덕산면 월악산 일대는 충주목에 속했다. 청주시민이 많이 찾는 청천면 공림산 뒷산은 조선시대에는 청조목 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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