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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07 17:32: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중국 명나라 원병들은 임진왜란을 종식시키는데 분명히 공헌한 면이 있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주둔지 한반도에 적지 않은 폐해를 남기기도 했다. 조선 백성들은 그들의 말발굽 아래 놓이면서 약탈의 대상이 됐다. 오희문(吳希文·1539-1613)은 쇄미록 1593년 음력 5월 8일자 일기를 이렇게 적었다.

'또 들으니 중국군사가 호남으로 내려간 곳은 길가 민가에서 재물을 약탈하는 것이 끝이 없어 마치 적의 변을 당한 것과 같고...'

쇄미록의 또 다른 일기에는 '노비 덕노가 닭을 면포와 바꾸기 위해 서울로 갔다가 중국 군사들이 말을 빼앗아기고 이를 되찾기 위해 항변하다 심하게 얻어맞았다'라는 내용도 등장한다.

선조실록에도 비슷한 내용인 '하물며 이미 철수한 중국 병사가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자 수천 리의 지방에 어느 곳이고 그 해독을 받지 않는 곳이 없어서 백성들이 가슴을 치며…'라는 표현이 보인다.

조선을 도우러 온 명나라 장수 중에 팽신고(彭信古)라는 인물이 있다. 특히 그가 이끄는 병사들의 약탈행위가 심했다. 당시 사관이 그에 대해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악평했다.

'원래 적을 토벌할 뜻은 없이 공리(功利)만을 위해서 온 자이다. 군병은 모두 시정(市井)의 무리를 소집했으므로 전쟁을 하는 데에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백성들의 재물을 약탈하는 것만을 일삼으면서 심지어는 도적으로 변해 군읍(郡邑)을 횡행하니 원근에서 괴롭게 여겼다. 백성들로서 팽군(彭軍)이 이른다는 소문이 들리면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선조실록>

명나라 군사의 이같은 약탈행위에 맞서 조선 백성을 보호하고자 한 인물이 있었다. 최기(崔沂·1553∼1616)라는 인물이다. 그는 우승지, 형조·호조의 참의, 장례원판결사 등을 거쳐 1607년 성절사(聖節使)로 명나라에 다녀오고, 뒤에 경주부윤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일부 명나라 원군들이 약탈을 자행하자 창고의 곡식을 다른 곳으로 은닉시켜 백성들을 보호하는 등 일을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적으로 처리하여 선조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최기는 임진왜한 종전 후 이이첨의 미움을 받아 형을 남용한 죄로 투옥, 고문을 받다가 옥사하고 뒤에 또다시 대역죄로 몰려 부관참시당를 당했다.

당시 사관이 이를 매우 애석하게 여겨 '최기는 평소 자상하고 선량하여 사림으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선조 때에 시종신이 되어 벼슬이 방백에까지 이르렀으며…'라고 적었다.

그의 손자 중에 최익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러나 그는 요절을 했고, 그러자 장유가 다음과 같은 칠언율시를 남겼다.

'원통한 이 충혼(忠魂) 고금에 언제 있었던가 / 그래도 복소완란(覆巢完卵) 하늘의 마음을 알았어라 / 새싹 돋은 난초처럼 어여뻤는데 / 이 무슨 소식인가 바다에 명월주(明月珠) 빠지다니 /…/' -<계곡선생집>

인용문 중의 원통한 충혼은 바로 최기를 의미하고 복소완란은 멸족(滅族)의 화를 당한 가운데에서도 어린 손자 하나만은 다행히 살아 남았다는 뜻이다.

최기는 우리고장 충청도관찰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재임시절 충주 달천교의 목교(木橋)를 석교(石橋)로 대체하여 민폐를 덜어주었고, 수로를 개통하여 논을 만들기도 했다.

사진설명: 충북 영동 관우사당은 명나라 참전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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