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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 아저씨, 감사했습니다

15년 간 등산객 위해 얼음 배달
유족들 내달 2일 추모 바자회

  • 웹출고시간2012.08.26 19:40:1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2012년 4월 얼음골에 얼음골아저씨 김흥환씨가 가져다 놓은 얼음을 시민들이 만져보고 있다.

얼음골아저씨, 김흥환(59)씨는 매일 아침 상당산성 중턱에 50㎏짜리 얼음을 가져다 놓았다. 등산객들은 얼음에 손을 얹고 더위를 식혔다. 얼음배달은 험상궂은 날씨가 아니고서는 매일 지속됐다. 무려 15년 동안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25일 오전 6시50분께, 얼음과 아이스크림을 실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파른 산성 서문을 오르다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오토바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얼음골아저씨는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산성에서 숨을 거뒀다.

26일 오전 10시 산성을 찾았다. 등산객들은 얼음골아저씨 소식에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간 그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다며, 등산객들이 하나둘 놓고 간 들꽃이 쌓여갔다. 그가 늘 얼음을 가져다 놓던 그 자리였다.

26일 얼음골아저씨 김흥환씨를 추모하기 위해 등산객들이 들꽃을 가져다 놓았다.

그는 유난히 산성을 사랑했다. 산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산과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아끼게 됐다. 그는 15년 전부터 산당산성 등산로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했다. 아이스크림 가판대를 설치해놓고 "청소 중이오니 돈은 통에 넣어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팻말을 걸어뒀다. "산을 찾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며 등산객을 믿었던 것이다. 흙이 패인 자리는 등산객들이 다치지 않게 다져놓았다. 불우이웃을 위해 모금함까지 설치했다.

이런 김씨의 선행과 산사랑은 지난 2008년 6월23일자 본보에도 소개됐었다. 그로부터 4년, 이제 얼음골아저씨는 없다. 대신 유족들은 다음달 2일 그가 아이스크림을 팔던 자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나눠주고, 희망자에 한하여 기부를 받는다. 얼음골아저씨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모금된 돈은 그의 이름으로 불우이웃에 기부 할 생각이다.

우암산을 오른지 12년 됐다는 이기영(50·율량동 상리)씨가 혼잣말을 내뱉는다. "그 양반 좋은 일 많이 했는데 세상 참 불공평하기도 하지…."

/ 백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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