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8.09 17:37: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지당에 비 뿌리고 양류에 내 끼인제 / 사공은 어디가고 빈배만 매었는고 / 석양에 짝 잃은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더라.'-<청구영언·해동가요>

인용문에 등장하는 지당은 연못, 양류는 버드나무, 내는 안개를 의미한다. 시조 해설을 하면 연못에는 비가 내리고 버드나무에는 물안개가 끼었는데 뱃사공은 간데 없고 물가에 빈 배만 떠 있다. 그런 석양에 갈매기만 오락가락 하고 있다.

사공과 빈 배, 그리고 나와 갈매기가 짝을 이루면서 작가의 외로운 심정을 잘 드러나 있다. 다음 소개하는 또 한 편의 시조도 비슷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창랑(滄浪)에 낚시 넣고 조대(釣臺)에 앉았으니 / 낙조청강(落照淸江)에 빗소리 더욱 좋아 / 유지(柳枝)에 옥린(玉鱗)을 꿰어 들고 행화촌(杏花村)을 찾으리라.'-<출처 미상>

창랑은 푸른 물결, 조대는 낚시터, 낙조청강은 석양의 푸른 강, 유지는 버드나무 가지, 옥린은 물고기 비늘, 행화촌은 살구꽃이 핀 마을을 말한다.

시조 해설을 하면 초장은 맑은 강물에 낚시를 넣고 낚시터에 앉았다는 상황 설정이다. 중장은 저물녘의 맑은 강을 시각적으로 그렸다. 종장은 버들가지에 고기를 꿰어 들고 살구꽃 핀 마을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첫번째 시조는 눈에 익은 시조로, 저자는 중봉(또는 후율) 조헌(趙憲·1544∼1592)이다. 두번째 시조의 저자에 대해서는 조헌과 송인수 설이 엇갈린다. 본란은 조헌설을 따르기로 했다.

이처럼 조헌은 본래 문재(文才)가 대단한 문인이자 유학자 그리고 사상가이자 경세가였다. 특히 그는 율곡 이이를 존경해 율곡의 뒤를 잇는다는 뜻에서 호를 후율(後栗)로 짓기도 했다.

그는 한 때 보은현감을 역임했다. 보은군 수한면 차정리에 사당 후율사(後栗祠)가 위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은의 유림들은 1832년(순조 32) 송흠요 등 28명의 발의로 조헌의 사당을 건립했다.

경기도 김포가 고향인 조헌은 10살 때 생모를 잃고 계모 밑에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모를 정성으로 모셨다. 그가 보은현감을 자청한 것은 계모를 모시기 위함이었다는 구전도 있다.

조헌이 금산전투에서 순절하자 그 계모는 '어찌 이런 인물을 다시 보랴. 다만 다른 어미의 몸을 빌어 태어났을 뿐이지. 이 애야 말로 진실한 내 아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은현감으로 있을 때 선정을 베풀었다. 당시 무고가 있었으나 선조는 조헌의 선정과 명망을 이미 들은 바가 있었던지 사간원의 청을 윤허하지 않는다.

'사간원이 아뢰기를, "보은현감 조헌(趙憲)이 어리석고 각박하기까지 하여 백성들이 많이 유산(流散)하고 있다니 파직시키소서." 하니, 답하기를, "나는 전에 그 사람이 백성을 잘 다스린다는 말을 들었다.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선조실록>

이렇듯 문풍과 효성을 겸비한 시골 선비 조헌이 임진년에 분연히 의병을 일으킨 것은 절의정신 때문이었다. 그의 유연(柔軟·부드럽고 연함)함 뒤에는 '행동하는 지식인'의 의식이 꿈틀대고 있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