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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택

시인, 충북문인협회장

옛날의 선사들은 도를 물으려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때 "어디서 왔느냐?", "네 이름이 무어냐?"라고 뭇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물론 이것은 진실한 너 자체는 무엇이냐를 물음이어서, 너의 실존 자체를 제시해 보라는 요구 일 것이다.

그런 만큼 종교적 차원에서는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겠으나 오늘 필자는 진정한 자기의 이름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우리들에게는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이름이라는 것이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김 아무개, 박 아무개니 하고 그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지어주었고, 어머니가 그렇게 불러왔고 친구나 이웃이 그렇게 불러왔다는 이유하나로 자기 그 이름이 곧 자기인 것처럼 여기며 살아왔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세상은 저 혼자만이 사는 것이 아닌 바에는 남들과 구별돼야하고 나아가서는 행위의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질 주체도 분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점에서 이름의 효용성은 인정되지만 그 이상으로 확대 되지는 않는다.

이름의 앞에나 뒤에 영의정, 예문관, 대제학..... 정일품이라는 어마어마한 직함이 이름에 붙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 사람의 정치적 지위를 말해주고 있지 그것은 그 사람의 자체를 밝혀주고 있지는 않다.

만약 어떤 명함에 '교향악단상임지휘자'라는 관사가 붙어있다면 음악가라는 것을 짐작하고 '이학박사'라는 학위가 들어 있다면 과학자이구나 알아차릴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아무리 자기의 이름에 어떤 직책이나 학위를 얹어 보았자 이름에 포장이나 옷을 입힌 것에 불과 할 뿐이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는 어떤가· 식당 카운터에서 "이사장님", "김사장님" 부르면 몇 사람씩 일어선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많다. 대학에서는 강사든 조교수든 모두 교수다. 만일 강사를 강사로 불렀다간 모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심지어는 간호원, 운전수라는 이름이 마땅치 못하다하여 간호사, 운전기사로 승격한 오늘이다. 이렇게들 자기의 이름보다 포장물이 존경받기를 원한다. 또 애국심은 어떤가, 몇 사람만 모이면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개탄해 입에 거품을 물고 핏대를 올린다.

요즈음은 덜 하지만 길거리에 뛰쳐나와 방화하고 살인행위를 자행하면서도 정의의 수호자로 자쳐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출사표를 던진 대통령 후보자마다 국민을 앞세우고 민생, 정의, 민주화를 외친다. 그런데도 도세사건은 터지고, 뇌물, 횡령, 모함 등의 위법행위는 들치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진실을 왜곡하고 허위와 부정들이 밝혀진다. 또 언제 누가 어떤 일이 돌발될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때마다 나는 정직하다고 부인하거나 서로 떠넘길 뿐 제 책임이라는 사람은 없다. 더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비도덕적 정치사회범죄행위를 범하고도 TV나 각종 매스콤앞에서 얼굴을 쳐든 뻔뻔한 자세로 연기하는 모습의 사람이다.

요즘 우리네는 애국의 포장, 도덕의 포장, 정의의 포장을 하고 있다가도 탐욕, 몰염치, 무책임의 포장으로 잽싸게 포장하는 신기를 부리거나 뒤바뀌는 신통을 발휘하는 것이다. 너의 진정한 이름은 무어냐는 따위 거창한 과제를 누구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 법부니 법부답게 사는 속에서도 냉정을 되찾아 도둑놈이 네 이름이다, 돈벌레가 네 이름이다, 비도덕적인 놈이 네 이름이다, 국민을 팔아 출세의 줄타기가 네 이름이라느니 하는 결론에는 도달하지 말도록 자기의 진정한 이름을 곱게 남겨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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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