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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24 16:30: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는 가뭄 등 천재지변이 찾아오면 임금의 부덕함으로 하늘이 노한 것으로 생각했다. 때문에 그 노여움을 풀기위해 기우제를 지냈다. 조선 조정에서는 종묘와 사직에 제를 지내는 것 외에 산에 올라가 장작불을 놓고 기우제를 지냈다. 흰 연기가 하늘에 닿으라는 의미에서 였다.

'종묘·사직·원단과 명산 대천(名山大川)에 비를 빌었다. 임금이 오랫동안 가뭄으로 인하여 대전(大殿)에 나아가 정사를 듣지 아니하고, 날마다 더욱 두려워하여 수성(修省) 하였다.'-<태종실록>

태종대는 가뭄은 그 정도가 심했다. 그러자 저자에는 '태종이 이복 동생들을 죽이고 보위에 올랐기 때문'(1차 왕자의 난 지칭)이라는 쑥덕공론이 나돌았다. 태종이 기우제를 지내기로 결정했다.

'임금이 내관을 시켜 불러서, 역마(驛馬)를 타고 함께 이르렀다. 임금이 말하기를, "들으니 네가 능히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고 하니, 나를 위하여 한번 비를 빌라." 하였다. 이에 가학이 재계(齋戒)하고 사흘이면 반드시 비를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였다.'-<〃>

인용문 중에 '가학'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성이 문(文) 씨인 그는 경상도 진주 사람으로 목화로 유명한 문익점의 조카이다. 그의 기도가 신통력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태종이 역마를 시켜 그를 궁궐로 불러올린 것이다. 그의 신통력은 처음에는 통했다.

'이튿날 가학이 대궐에 나아가서 말하기를, "오늘 해시(亥時)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명일에는 큰 비가 내릴 것입니다." 하였다. 해시에 이르러 과연 비가 내리고, 이튿날 또 비가 왔다. 그러므로 가학에게 쌀과 옷을 내려 주었다.'-<〃>

얼마안가 문가학의 본색이 들러났다. 다시 가뭄이 찾아와 기우제를 올려도 비는 오지 않고 땅거죽만 더 타들어 갔다. 문가학은 결국 궁궐에서 쫓겨났다.

'가학(可學)은 진주 사람으로 대강 태일산법(太一算法)을 익혀 스스로 말하기를, "비가 내리고 볕이 날 낌새를 미리 안다."고 하여, 나라 사람들이 점점 이를 믿는 자가 있게 되었다. 임금이 불러 시험하고자 하여 서운관(의 벼슬에 임명했는데, 오랜 날이 지났어도 효험이 없어 그를 내쫓았다.'-<〃>

앙심을 품은 문가학은 이때부터 역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상당수의 역모사건은 정치적인 조작이 많았다. 그러나 문가학의 역모는 실제 존재했던 사건이었다.

"이제 불법(佛法)은 쇠잔하고 천문이 여러 번 변하였소. 내 신중경(神衆經)을 읽어 신이 들면, 귀신을 부릴 수 있고, 천병(天兵)과 신병(神兵)도 부르기 어렵지 아니하오. 만일 인병(人兵)을 얻는다면 큰일을 거사할 수 있소."-<〃>

문가학이 김천이라는 인물에게 하는 말로, 인용문 중 '인병'은 군사들을 말한다. 결국 문가학은 측근 조곤이라는 인물의 고변으로 체포돼 자신은 능지처참, 심지어 젖먹이 아들까지 교형에 처해졌다.

문가학은 우리고장과는 인연이 거의 없다. 다만 진천 인물 이저(李佇)가 그와의 교분 때문에 목숨을 잃을뻔 했다.

'상당군(上黨君) 이저(李佇)·개성유후 강사덕(…) 등 6인을 순금사에 내렸으니, 공사(供辭·취조문의 일종)가 문가학과 관련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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