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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21 16:40: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공직을 망치는 유형은 여러 가지다. 정부 고위 공직을 지낸 한 인사의 말을 빌면 6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느려터진 '달팽이형'과 남의 발목 잡는 '꽃게형'을 들 수 있다. 높은 곳에서 관망만 하는 '독수리형'과 제 자리만 지키려는 '거북이형'도 있다. 이권에 개입에 능한 '하이에나형'도 있다. '반달곰형'은 아주 전형적이다. 초기엔 열심이지만 막바지엔 잔뜩 몸을 사리는 게 특징이다. 봄 여름 가을 먹이활동을 하다 겨울잠에 들어가는 곰과 닮았다.

***인사권자 사명감이 절대적

충북도의 7월초 인사의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선 5기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이시종 지사 역시 도정운영의 틀에 변화를 줄 것 같다. 고위공무원 승진요인도 늘어났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복합 작용, 대폭 인사를 예상케 하고 있다.

행정의 효율성은 적절한 인사에 달려 있다. 우선 현재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최선이다. 그 다음이 적절한 직제 조정이다. 이 지사는 이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 같다.

공무원 수부터 늘리는 행정으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이 지사는 인사 단행 전에 조직의 비효율 요인과 낭비요소부터 제거해야 한다. 조직이론으로 보면 관료주의의 폐해는 병리현상이다. 굳이 파킨슨의 법칙을 거론하지 않아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파킨슨 법칙은 '조직이란 주어진 역할이나 업무와는 상관없이 항상 사람을 증가시키려는 속성이 있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오늘날에도 자주 회자된다. 그 중 '공무원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일을 만들어낸다'는 내용은 지금의 세태를 예견이나 한 듯하다. 이 지사는 이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공직인사에 대한 공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앙정부의 인사는 그래도 많이 개선됐다. 그동안 몇 번의 정권교체를 통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체는 아직 부족하다. 선거가 끝나면 보은인사로 자기 사람심기가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검증되지 않는 인사들을 위한 위인설관식 자리제공도 있다.

예부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인사다. 그로 인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순리대로 돌아가면 만사다. 그 반대면 망사(亡事)다.

이 지사의 가장 큰 무기는 인사권이다. 오는 7월에도 대규모 인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번 7월 인사에도 왕도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인사는 언제나 후유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취임 2년이 지나 무언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나름 성공이다. 그러나 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풍문이 꼬리를 이으면 후반기 인사는 망사(亡事)가 되는 셈이다.

인사엔 왕도가 없다. 아무리 잘해도 불협화음은 뒤따른다. 승진인사 땐 후유증이 더 심하다. 때론 조직의 근간까지 뒤흔들곤 한다. 그래서 인사는 공평해야 한다. 그리고 투명해야 한다. 그 다음이 후유증 최소화다. 그게 인사기술이다.

인사권자와 인사 담당 공무원들의 철저한 사명감이 필요하다. 인사는 다소의 후유증이 있더라도 조직의 근간을 진취적이고 새롭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난의 대상자가 승진한다면 그 인사는 전진이 아닌 일보후퇴다.

인사권자는 언제 어디서나 소속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최종 결정의 순간 명명백백해야 한다. 그래야 지혜롭고 슬기로운 인사권 행사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인사의 기본은 적재와 적소

느려터진 사람은 안 된다. 남의 발목이나 잡는 사람도 곤란하다. 관망만 하거나 제자리만 지키려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권 개입에 능한 사람은 더더욱 안 된다. 처음과 끝이 다른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부적격 공무원에 대한 일반적 담론이다.

인사는 글자 그대로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다. 그런데 왕도는 없다. 원칙에 따라 진솔하게 가감 없이 하면 된다. 인사권자가 특혜 없이 평상의 자세를 견지하면 된다. 그게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조직도 건강하게 뿌리 내리게 하는 인사다.

인사의 요체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적재(適材ㆍright people)를 뽑는 일이다. 또 하나는 적소(適所ㆍright place)에 배치하는 일이다. 그 걸 알고 할 줄 알아야 탁월한 인사권자다. 충북도의 7월 인사가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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