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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충북대 교수

청주동물원은 폐쇄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청주동물원을 습격하여 모든 동물을 해방시킬 것이다. 청주시장이나 청주시민이 이 경고를 무시해도 좋다. 어떻게 하든 우리는 청주동물원의 동물을 해방시킬 것이고, 충북대학교 병원의 실험동물을 구출할 것이며, 여러 동물병원에 갇힌 애완용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낼 것이다. 아울러 파렴치한 도살장(屠殺場)의 도살자들과 동물시체를 거래하는 자들에게는 더 큰 응징을 가하겠다.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잔인한지 모르는 인간들과 자신들이 죽음의 밥상을 받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처벌을 받아서 마땅하다. 우리는 봉기한다, 청주충북 동물해방전선.

이런 성명서가 청주시청과 충북도청에 전달되고 도하 각 언론에 전해졌다면 어떤 반응일까· 아마도 웃어넘길 것이고 약간 사려가 있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좀더 생각이 깊은 사람은 동물을 존중해야 하지만 폭력으로 동물을 해방시킨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제 동물해방이라는 의제의 전선(戰線)에 놓여 있다. 이 동물해방은 인종차별과 마찬가지로 철폐되어야 하는 종차별(speciesism)을 근거로 한다. 종차별은 인간이 다른 동물을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수탈하며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특권을 가진다는 개념이다.

20세기말부터 격렬한 논쟁으로 대두한 동물해방은 1975년 피터 싱어의 저서 [동물해방(Animal Liberation)

]을 통하여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실천윤리의 개념이다. 지난 수만년간 인간은 이기적인 인간중심주의와 공포의 인간독재를 자행했고, 동물을 포함한 생물을 무자비하게 학살했으며, 휴머니즘 또는 인간주의라는 미명하에 다른 종(種)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이제 인간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물학대, 무자비한 폭력, 살해와 고문, 육식주의, 동물비하 등을 중지해야 한다. 이것을 흔히 동물해방이라고 하는데 인류의 역사는 노예해방 - 민족해방 - 여성해방 - 민중해방 - 인종해방 - 성해방 - 동물해방 등의 과정을 거쳤다. 여기서 다시 동물해방 - 식물해방 - 생물해방 - 자연해방 - 사물해방과 같은 과정을 지나서 모든 종과 존재가 평등하게 공존하고 또 타자를 수탈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채식주의(菜食主義)자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채식을 권고한다. 그는 인간이 채식을 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우유를 먹지 않고, 가죽을 사용하지 않으며, 닭으로부터 알을 빼앗지 않고, 고기라는 이름의 동물 시체(屍體)를 거래하지 않는다면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동물농장이나 잔인하게 동물을 살해하는 도축장은 폐쇄되어야 하며, 동물을 장난감으로 취급하는 것 역시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인간의 오락을 위한 낚시나 사냥 그리고 동물의 운동경기 등은 비윤리적인 범죄라고 질타한다. 나아가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면 동물실험도 금지되어야 하고 대다수의 실험동물은 해방되어야 한다. 이런 동물해방에서 한 걸음 나간 동물해방전선(Animal Liberation Front)은 전투적인 행동을 동반한다는 특징이 있다.

동물해방이 21세기 한국 진보운동의 중심이 되지 않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은 민족통일, 민중문제, 노동문제 등의 모순이 절대적으로 크다는 뜻이겠지만 이제 한국인도 동물해방과 생물해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자연을 수탈하거나 훼손하고 동물을 학대하거나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할 시기다. 지금 이런 관점이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지는 못하겠으나 진보의 방향은 동물해방을 거쳐 생물해방으로 나갈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인간이 누린 호사와 독재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봉기할 것이다, 동물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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