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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26 19:09: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사부(師傅)는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기를 가르쳐준 스승을 사부라고 부른다. 또 임금의 어릴적 스승도 사부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왕자 교육은 시강원(侍講院)이라는 곳에서 했다. 이 시강원의 정1품 벼슬이 사부다.

이에 비해 왕세손에 대한 교육은 강서원(講書院)이라는 곳에서 했고, 그 벼슬은 한 단계 낮은 종1품이었다. 실록에 임금과 왕자시절 사부에 대한 이야기가 간헐적으로 등장한다.

'임금이 매우 즐거워하여 서로 대하기를 잠저 때같이 하였다. 민제가 임금을 선달이라 칭하니, 임금도 민제를 사부라 불렀다. 술자리가 파하자, 민제가 임금을 전송하며 대문 밖에 서 있으니, 임금이 민제에게 들어가라고 청했다.'-<태종실록>

태종은 이것이 인연이 돼 나중에 사부 민제의 딸(원경왕후)을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인용문에도 등장하 듯이 둘은 잠저(임금이 되기 전에 거처하던 집) 시절에 서로를 '선달'과 '사부'라고 부를 정도로 인간적으로도 가까웠다.

따라서 민제의 두 아들인 민무구, 무질 형제는 그가 생존할 때는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죽은지 한달만에 태종은 외척 발호의 싹을 제거하는 칼을 휘둘렀다. 그 결과, 매형뻘인 태종에 의해 민무구, 무질 두 형제는 목숨을 잃었다.

성종 때 우리고장 단양군수를 지낸 인물로 김우신(金友臣·1424∼1510)이 있다. 그는 성종의 잠저시절 때 사부를 지냈다. 때문에 궁벽한 고을의 일개 수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국의 왕으로부터 약과 음식을 자주 하사받았다.

'단양군수 김우신이 종기(腫氣)를 앓으니, 의약을 내려 주도록 명하였다. 김우신은 잠저(潛邸) 때의 사부이고, 또한 그의 아들 김흔이 글을 올려 청했기 때문이다.'-<성종실록>

성종은 또 한명의 사부였던 조윤(趙崙)이 죽자 "이 사람은 내가 잠저에 있을 때의 사부이었으니, 부물(賻物)을 보낸 전례를 상고하여 아뢰라. 한 자를 배웠더라도 스승과 제자 사이이다. 내 사부는 이제 다 죽었고, 김우신만이 살아 있는데 또한 나이가 많으니, 어찌 오래 벼슬 살 수 있겠는가"라고 김우신을 덩달아 걱정했다.

성종이 왕년의 사부에게 하사한 것은 약과 음식만이 아니었다. 성종은 "내가 예전에 김우신에게 글을 배웠으니, 진실로 사제간(師弟間)이다. 좋은 의원을 보내어 구호하게 하라"라고 하명, 단양에 어의를 보내기도 했다.

봉건시대에 임금의 어의로부터 치료를 받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궁벽한 단양에서 감동을 먹은 김우신이 감읍(感泣)에 겨운 글을 장문으로 지어 올렸다.

"예택(睿澤)을 거듭 입으니 항상 복이 과한 데 따르는 재앙을 두려워하였고 진귀한 약제를 받들어 전하니 외람되게 의원이 오는 영광을 입었습니다. 황공한 정이 가슴을 메우고 감격한 눈물이 옷깃에 가득합니다."-<성종실록>

인용문의 '예택'은 임금의 은혜를 일컫는 말이다. 김우신의 글은 "전성(專城) 백리에 비록 오고(五袴)의 노래를 듣지 못하였으나, 만세를 세 번 부르며 다수의 축복을 배나 다하기를 원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인용문 중 '오고의 노래'는 선정을 베푸는 것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겸양의 표현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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