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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30 16:22: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참 얌체 같은 일이다. 그리고 참 속상한 일이다. 충북의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들이 주민 세금으로 적십자특별회비를 냈다. 자신의 사비로 낸 것처럼 생색까지 냈다.

물론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눈총 받을 일이다. 왜 그랬을까. 몰랐을까. 주머니 돈이 아까웠을까. 아니다. 아직 '노블레스 오블리주' 개념을 몰라서다.

***진정한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이시종 지사와 이기용 교육감의 고매함이 땅에 떨어졌다. 각 시·군 단체장과 의회 의장 등의 위세도 마찬가지다. 주민의 '혈세'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사소함 때문이다.

적십자 특별회비 납부에 시비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 기탁엔 더더욱 이견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기부나 기탁하는 돈의 출처엔 갸우뚱 하는 이들이 많다.

단체장 업무추진비로 적십자 특별회비 납부는 전국적 관행이다. 법적인 문제도 없다. 하지만 주민이 낸 세금으로 단체장이 생색내는 꼴은 뭔가 아이러니다. 주민 입장에서 보면 참 우스운 일이다. "누가 할 일을 누가 하느냐"는 시선이다.

구호단체나 복지시설 등에 재해구호나 이웃돕기를 위한 금품 제공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적십자특별회비를 내도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단체장 등의 적십자 특별회비 납부는 분명히 지도층의 솔선수범 사례다. 그런데 충북 지도층의 솔선수범 사례가 아쉽다. 자신의 돈이 아닌 주민 세금이어서 그렇다. 솔선수범은 항상 자신을 희생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이다. 그런 정성이 주변의 참여분위기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중요시되는 이유도 같다. 지도층의 기부는 일반 서민들의 나눔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곤 한다. 그래서 지도층의 기부는 단순히 재산을 환원하는 게 아니다. 나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지도층의 기부는 액수를 떠나 기부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충북도내 단체장들이나 의장들이 행한 적십자 특별회비 납부는 성격이 좀 다르다. 생색도 냈다. 자신의 쌈짓돈인양 포장까지 했다.

매년 명절이나 연말이면 하는 사회복지시설 위문활동도 마찬가지다. 지자체별로 다르긴 하지만 일정액의 지자체 예산이 편성돼 있다. 물론 이 예산 역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쓰여 나쁠 건 없다.

그러나 이것도 적십자 특별회비 납부와 그리 다르지 않다. 주민 세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점에서 같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졌다. 결국 자치단체 예산이 개인 홍보를 위한 예산으로 쓰이는 셈이다.

각 자치단체나 지방의회는 매년 사회복지시설 방문하고 있다. 위문 명분은 충분히 훌륭하다. 그러나 이젠 그 방법도 개선해야할 때가 됐다. 매년 많은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기부도 했다. 참 훌륭한 일이다.

그럼에도 부족함은 여전하다. 갈증 역시 채워지지 않고 있다. 지역마다 사정은 비슷비슷하다. 많은 곳은 많고, 적은 곳은 항상 적다. 방문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중되기 때문이다. '주민혈세'로 개인 홍보를 한다는 곱지 않은 눈총을 받는 까닭도 여기 있다.

그런데 또 마치 개인이 기부금이나 성금을 전달한 것처럼 보도자료가 나온다. 자치단체 예산으로 기부 했다면 자치단체가 주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지역민에게, 내 선거구민들에게 생색내기가 절대 아니다.

***명예와 의무를 지킬 수 있어야

충북도지사 등이 지난해 낸 적십자 특별회비는 주민이 낸 세금으로 마련된 업무추진비다. 그런 의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옛 로마제국 귀족들의 높은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됐다. 초기 로마사회의 귀족들은 명예를 위해 기부와 봉사를 많이 했다. 전시에는 앞장서서 전투에 참여했다. 명예를 지키는 귀족의 당연한 의무였다. 이러한 '명예와 의무'는 지도층의 전통이 됐다.

충북의 지도층이라고 다를 수 없다. 지역을 이끌어가는 지도층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주민들을 이끌 수 없다. 실천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기본 덕목인 이유다. 겨울이 가기 전 충북 지도층의 실천의지가 더욱 견고해 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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