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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식장산(592m)

구름 뒤집어 쓴 산들의 너울거림…'한폭의 수묵화'

  • 웹출고시간2011.12.15 18:00: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식장산(592m)

개심사~(40분)~식장산~(40분)~헹글라이더 활공장~(1시간10분)~독수리봉 갈림길~(20분)
~독수리봉~(10분)~구절사갈림길~(1시간10분)~세천공원
은밀한 숲길을 따라가던 자동차는 개심사 입구에서 멎는다. 단박에 뛰어오른 듯한 높이감에 야릇한 미소가 번진다. 판암동 큰길에서 한지병이를 거쳐 개심사까지 걸어오려면 소요될 50여분의 시간을 날로 먹는 기분이라니... 어짜피 오르기 위해 찾아온 산이건만 예기치않은 꼼수로 생긴 공짜 같은 시간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지 다들 싱글벙글이다. 그렇지만 한지병이에서 개심사 이르는 숲길 또한 작은 수고로움과는 견줄 수 없는 걷기 좋은 청정 숲길이다. 털털거리며 스쳐가는 차창밖 풍경에 두리번거리다 곧추선 듯 차오른 길의 끝이 개심사 입구다. 30도, 45도는 될까· 눈어림으로 짐작되는 가파름은 그보다 더한 것 같다. 어찌나 길이 가파른지 멈추어 선 차도 서있는 사람도 지탱하기 힘든 쏠림으로 취한 듯 비틀거린다.

식장산은 대전둘레산길 3구간과 4구간이 나뉘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개심사 입구에서 몇걸음 되짚어 내려선 뒤 길가에 서있는 안내 팻말을 따라 식장산을 오른다. 산길도 숲도 좋다. 안내 팻말과 계단, 쉼터등 편의시설도 친절하다. 도심 속에 위치한 산은 부지런한 사람들의 체력단련실이요 공원이요 산책로이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오르는 사람들의 고물거림이 헐렁해진 숲 작은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한달음에 오른 능선 쉼터에서 잠시 숨고른 뒤 오름길은 서서이 날을 세운다.

오름길 왼쪽으로는 개심사가 오른쪽으로는 고산사의 잿빛 지붕이 내려다 보인다. 산그늘 드리운 산사의 아침은 숨조차 멎은 듯 고요하다. 1939년 조선 태조2년 무학대사가 창건한 구석사, 886년 신라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산사 외에도 개심사, 식장사 모두가 식장산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절이다. 인근 계족산, 계룡산과 더불어 산의 기운이 신령함으로 기도인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바람결에 향내가 콧끝을 스친다.

식장산 산행의 백미인 해돋이 전망대에서의 조망. 대전시가지를 가르는 고속도로의 뒤엉킴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40분 만에 해돋이 전망대 그리고 식장산(592m) 정상이다. 대전광역시 동구 판암동, 세천동, 산내동 일원에 위치한 높이 623.6m의 식장산은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막힘없이 풀어놓은 세상은 끝도없이 펼쳐진다. 번화한 대전 시가지의 화려함이 낮은 자세로 내려앉고 서쪽의 보문산(457.6m)과 북쪽의 계족산(423.6m)이 호위하듯 마주한다. 동북쪽에 자리잡은 대청호수의 파리한 아름다움 또한 한자리를 차지한다. 또한 멀리는 계룡산, 대둔산, 서대산과 대화하듯 마주하며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전 시민은 물론 인근 충북 옥천 등지에서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다. 해마다 연초면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등산과 드라이브 코스, 자전거 동호인들의 라이딩 코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계절을 막론하고 등산객과 나들이객, 밤이면 야경을 감상하려는 자동차 행렬도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곳이다. 행글라이딩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식장산의 명칭에 대한 유래는 백제시대 성을 쌓고 군량을 저장해 신라 침공을 방어하던 요새였다는 기록에서 식장산이라 했다는 설과 먹을 것이 쏟아지는 밥그릇이 묻혀 있다 하여 식기산 또는 식장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어찌되었던지 무슨 대수일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포만감이 풍요의 땅임을 말해 주는 것을... 구름 너울 뒤집어쓴 산들의 너울거림은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몽환적이다. 우후죽순처럼 서있는 통신탑의 사열이 어울리지않는 그림이지만 그또한 담백하다.

대전시가지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헹글라이더 활공장.

식장산 정상에서 통신탑 방향으로 진행하다. '행글라이더 활공장' 팻말을 따라 내려선다. 수북히 내려앉은 낙엽무덤으로 헤치고 나아감이 부산스럽다. 가녀린 산허리 길을 따라 넘어가니 너른 공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행글라이더 활공장이다. 대청마루 끝에 서듯 활공장에 서니 무채색 도시의 빽빽함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승용차로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어 야경 감상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전시 동구 판암동 인터체인지를 지나쳐 옥천쪽으로 1km 정도 가다보면 오른쪽에 식장산 오르는 샛길이 나온다. 정상까지 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식장산 아래 해돋이 전망대에서 조망을 즐기는 연규운, 오병수, 이규욱, 신명자 대원

'언젠가 한번은 꼭 식장산 야경을 보러 와야지' 기약하며 걸음을 옮긴다. 순환로를 따라 걷다가 중계탑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선다. 만인산 갈림길을 지나 능선은 독수리봉으로 향한다. 중간중간 갈림길에서 나뉘어지는 하산로는 세천계곡과 연결된다. 독수리봉에 오르니 그곳 또한 탁트인 조망이 압권이다. 뱃머리를 딛고선 듯 파란 하늘을 마주한채 옥천일대의 광활함을 더듬어가는 시간들이 길다. 곳곳에 포진된 조망처는 옹기종기 모여앉은 사람들 신선의 마음을 나눈다. 조망도 즐기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겸 간이 매점도 있다.

독수리봉을 내려선 뒤 산줄기는 대전과 옥천의 경계 능선을 이루며 마달령을 향해 뻗어간다. 구절사 갈림길에서 세천계곡 쪽으로 내려선다. 3.5km의 긴 계곡, 수북수북 내려앉은 낙엽, 겨울임에도 왕왕거리며 흐르는 물흐름이 우렁차다. 생태계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있고 동식물의 서식종류도 다양하여 '생태보전림'으로 보호되고 있는 세천공원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 하다. 차량과 사람들 북적거리는 곳이 아니라 계곡이 맑고 숲이 좋아 계절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놀기에 부담없고 가족단위로 와서 돗자리 펴놓고 놀기에 좋다. 남녀노소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대전권 최고의 나들이 코스이다.

곳곳에 널린 시원스런 조망처, 울창한 숲, 수량 풍부한 계곡, 도심 속 동네 뒷산의 평범함 속에 배인 다양한 속내에 연달아 토해내는 감탄이 절대로 아깝지 않았던 식장산 탐구생활의 속편이 기대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닌 듯 주저리주저리 풀어놓는 여흥이 끝날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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