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1.12.05 16:40: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공무원 외상값 논란으로 충북이 연일 시끄럽다. 그런데 지금 벌어진 일이 아니다. 10여 년 전 일이다. 시시비비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식당 주인의 주장만 있을 뿐 외상 장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실 여부를 떠나 철저한 조사는 필수다. 도민들의 의혹 제기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관련자 조치는 그 다음 순서다. 이시종 지사까지 이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먹이사슬의 매개 역할

도민들의 반응은 아주 부정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무전취식 도청' 등 아주 자극적인 말로 공무원들을 비난하고 있다. 유명 인터넷 포털에 '외상값'이 충북도청 연관검색어로 등장했을 정도다. 대단한 망신이다.

공무원 외상값 논란은 비단 충북만의 일은 아니다. 지금의 일만도 아니다. 과거부터 계속돼 온 현재 진행형이다. 충북도청 공무원들의 외상값 문제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

관공서 주변 식당의 외상은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도,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그랬다. 그래서 공무원 외상값은 관공서 주변 식당이나 술집 등과 먹이사슬의 매개였다.

'공무원 여러분들! 외상값 좀 주세요'란 문구 역시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지난 2005년 5월20일엔 과천종합청사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시민단체 활빈단이 과천종합청사를 방문, 당시 경제부총리 앞으로 꼴뚜기와 밴댕이 젖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외상값 때문에 재경부 공무원이 전체 공무원 망신을 다 시켰다는 게 요지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한다. 밴댕이는 속이 좁은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인다. 외상값 떼먹는 밴댕이 같은 일부 공무원이 꼴뚜기처럼 공무원 전체에 망신주고 있다는 의미일 게다.

문민정부 때인 1993년 10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새 정부는 출범 이후 촌지수수 관행 근절 대책을 강화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과천종합청사 한 부의 외상값이 수천만원대에 달했다고 한다. 인근 식당으로부터 민원도 잇따랐다. 전체 외상값이 최소 4~5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분석이 당시에 있었다. 외상값 누적의 가장 큰 원인이 '기업으로부터의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만 해도 정부부처 등의 외상식대는 관련업체에서 '알아서' 갚아주는 게 관례였기 때문이다.

충북도청의 외상값 문제도 혹시 이런 분석과 궤를 함께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관련업체 사람들이 사업 발주 부서 공무원들에게 접대는 기본이다. 지금도 그렇다. 외상값을 값아 주는 것도 당연한 순서다. 그런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면 외상값 갑기가 어려워졌을 지도 모른다. 10년 전의 일이라고 하면 더욱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사실 실·과장급의 월 판공비로 부원들의 회식, 거듭되는 야근 때의 저녁값, 야식 비용을 전부 감당하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런데 야근을 안 할 수도 없다. 이 때 식대를 '야박하게' 부하직원들에게 각자 내라고 할 수도 없다. 공무원 조직 풍토가 그렇다.

외상값 논란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한번 터져야 할 문제가 드러났다' 는 반응이다. 다른 하나는 '과거의 일이다. 지금 그렇게까지 하는 공무원들은 없다'는 대조적인 해석이다.

여하튼 문제의 본질은 공무원 사회의 고질적 관행에 있다. 공무원 외상값 문제는 고쳐지지 않는 병폐 중 하나다. 따라서 외상 관행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고치는 게 순서다. 본질 개선이 흐지부지 돼선 곤란하다.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

관공서 주변 식당들엔 공무원들이 최대 고객이다. 극심한 경기침체 시기에도 고정고객이다. 식당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의미에서 공무원과 식당은 서로 상생의 경제를 실천하는 셈이다.

문제는 외상을 당연시하고, 편법으로 악용하는 일부 공무원들에게 있다. 일부의 그들을 강력하게 조치하는 게 급선무다. 충북도청 외상값 논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외상값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수의 선한 공무원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충북도정의 대의를 생각하면 위로받을 수 있다. 도민 어느 한 명도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공무원들은 오늘부터라도 평단지기(平旦之氣·고요한 새벽의 청명한 기)로 마음을 다스리길 소망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