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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0.17 17:39: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6·25 전쟁이 발발한 지도 강산을 여섯 차례나 바꿔놓을 정도로 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린 참전 용사들의 가슴 속엔 영광의 상처만 선연히 남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전쟁에 대한 기억들은 희미해진다. 후세가 떠안아야 하는 책임에 대한 성찰도 무뎌진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생사를 넘나들던 노병(老兵)들의 기억은 아직도 처연하다.

***참전노병의 정신은 숭고하다

지난 주 보은에서 참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보은군은 지난 14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참전노병의 날' 행사를 열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나라의 기틀을 지켜준 참전노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다.

이날 행사는 6·25전쟁, 베트남전 참전 노병 700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보은읍 뱃들공원 일원에서 '2011 보은대추축제' 개막일정에 맞춰 열렸다. 해병전우회와 특전동지회 등 여러 단체가 참가했다. 시가퍼레이드도 벌였다. 노병들의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참전노병들의 정신은 숭고하다. 잊지 않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 분들의 정신을 온 국민이 이어받아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야 맞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노병들은 푸대접 받고 있다. 6·25 참전 노병들의 세끼 밥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태극무공훈장을 받아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 밥 세끼 해결이 어렵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선진 일류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는 그 많은 젊은 용사들이 피를 흘리지 않았다면 이 나라 이 강토는 어찌됐을까. 아직 살아 있는 20만의 노병들이 그 때 대한민국을 사수하지 안했다면 어땠을까. 답은 자명하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리 없다.

6·25전쟁에 126만9천여 명이 참전했다. 현재는 20만여 명이 살아 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81세에 이른다. 그리고 매년 1만5000~2만여 명이 작고하고 있다. 마지막 생존자가 살아 있을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는 이분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의 격을 더 높여줘야 맞다. 이분들에 대한 국가의 보상과 사회적 예우는 그것이 곧 현역을 포함한 후배들의 사기와 직결된다. 그리고 국민의 애국심으로 승화하는 지름길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국가 지원만으론 부족한 점이 많다. 청주시는 정부지원과 별도로 6·25전쟁 및 월남전쟁에 참전한 65세 이상 유공자에게 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2009년엔 월 3만원을 줬으나 올해부턴 월 5만원으로 올렸다. 본인 사망 시에는 유족에게 30만원의 위로금을 주고 있다.

그리고 서지한 의원이 대표발의한 '청주시 참전유공자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따라 앞으로 지급일 기준도 '청주시 1년 이상 거주'에서 '지급일 기준 청주시 거주'로 변경된다. 청주거주 유공자가 50명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6천만원이 추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잘 것 없는 액수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6·25 참전 용사들의 희생적인 호국정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립할 수 없었다. 오늘의 풍요로운 선진 조국창조의 기틀도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 덕에 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은군이 마련한 참전용사의 날은 '노병예우'의 시작이어야 한다. 그래야 남은 노병들이 긍지를 갖고 여생을 살아 갈 수 있어야 한다. 참전 노병들이 세 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살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는 벌 받아야 한다.

***예우는 기본적인 우리의 책무

어젯밤 꿈속에서 보았네, 젊은 그대를/ 아득한 세월 두고 온 나의 전우여/ 참호 속 그대와 새벽 별 보고 속삭였지/ 정든 고향 이야기와 희망 찬 미래를/ 꽃은 피고지고, 또 피지만,/ 십 칠 세 나의 친구 소식이 없네/

머나먼 그 곳에 누워있는 소년이여/ 이젠 편안한가, 땅 속은 따뜻한 가/ 어둠 떨치고 달려오라, 내게로 돌아오라/ 그대 인생 살아 온 노병이라네/ 이름 모를 친구여. 얼굴조차 잊었지만,/ 신께선 기억하리, 그대 이름을/-<노병의 노래, 전경애 작시 이안삼 작곡>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그렇게 젊고 용맹스러웠던 참전용사들도 팔순의 백발 노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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