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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계룡산 천황봉

발 닿는 곳마다 가을향기 '톡톡'

  • 웹출고시간2011.10.13 17:54: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계룡산 천황봉

계룡대 행사장~(1시간)~국군휴양소(작산 저수지)~(10분)~등산로~(10분)~암용폭~(1시간)~헬기장~(20분)~군사도로(5.94km)~(1시간10분)~작산 저수지~(1시간20분)~행사장

천황봉아래 헬기장에서 바라본 조망. 두팔벌려 거느리듯 장군봉과 황적봉이 마주한다.

'계룡산 제일봉인 천황봉에는 통일신라시대 이래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나라에서 제단을 설치하고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코자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장소로 보존되어 왔다. 민족의 운명이 암담했던 지난 세기에도 이산은 우리에게 희망과 위안을 안겨주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았는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천황봉에 군사시설및 통신시설을 설치하면서 본래의 모습이 크게 훼손되었다. 다행히 근래에 계룡 영산의 중요성를 인식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천황봉을 복원하자는 의지를 결집하였기에 도에서는 1958년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시설물의 이전과 원상복구 작업을 추진함으로 비로소 옛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이상이 천황봉 정상 기념비에 기록된 천황봉의 역사이다.

조선시대 삼악중 하나인 민족의 영산으로 천황봉의 일출은 계룡산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지만 군사 보호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다. 그런곳이 2007년부터 해마다 10월 국군의날을 전후하여 열리는 '계룡군문화 축제'의 부대행사로 한시적이지만 천황봉이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인터넷 사전예약과 여행자 보험가입등 절차가 다소 번거롭지만 20여년간 굳게 닫혀있던 문을 열기에 그만한 수고로움은 과정조차 즐거움이다.

행사장에 전시된 군장비들을 둘러보는 대원들.

계룡대 비상 활주로의 너른 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드는 사람들로 물결을 이룬다. 축제의 흥을 돋우듯 하늘 가득 푸르름은 눈이 부시고 벌판 가득 펼쳐놓은 풍성한 볼거리, 즐길거리들로 겅중겅중 마음이 앞선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전쟁의 종식을 염원하는 국민의 바람 그리고 세계평화를 갈망하는 인류의 희망을 한데 모아 화합과 평화의 장을 마련하는 자리인 '계룡군문화축제'는 병영 체험, 장비 탑승 체험, 함정·전투기 탑승 체험등 체험 행사와 무기장비 전시와 군 활동 사진 전시 그 외 개룡대 개방과 계룡산 안보등반등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행사장 주변으로 조성된 코스모스길의 손님맞이가 반갑다.

많은 사람들 속에 우리편임을 약속하는 표찰을 목에 걸고 천황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길가 코스모스의 환대 속에 행사장을 벗어나 길은 구룡관사로 이어진다. 소풍길 나선 어린아이들처럼 주저리주저리 수다스럽다. 때마침 하늘엔 오색빛 연막을 그으며 날아가는 헬리콥터들의 축하비행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구룡관사를 지나자 길은 '출입제한구역' 문구와 함께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있었을 문이 오늘은 활짝 열려있다. 활짝이라고는 하지만 한사람 겨우 드나들만큼의 싸립문 수준이다. 그래도 비밀의 숲을 들어선 듯한 낯설음과 설레임이 함께 한다. 울창함이 드리운 숲길내내 왼쪽으로는 산이 오른쪽으로는 작산저수지의 푸른 수면이 함께 한다. 엄밀히 따지면 숲길은 천황봉과 연결되는 군사도로인 셈이다.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오롯이 난 골짜기길로 접어든다. 작은계류를 따라 이어지는 숲은 이미 가을색으로 갈아입는 이파리들의 뒤척임으로 스산하다. 잠시 길은 계곡으로 난 샛길로 내려선다.

암용이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암용추폭포.

암용이 승천한 못이란 전설이 전해져 오는 암용추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가을 가뭄으로 계곡의 물은 말라 버렸지만 펑퍼짐한 바위웅덩이와 너른 암반이 잠시 가던 걸음 멈추고 가을의 정취를 즐긴다. 다소 밋밋한 암용추 폭포와는 달리 10여m의 물줄기를 자랑하는 웅덩이로 숫용이 도를 닦아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을 가진 숫용추폭포와는 능선을 가운데 두고 이쪽과 저쪽 골짜기에 사이좋게 자리하고 있다.

계류를 가로질러 산길은 능선으로 오른다. 완만한 오름길내내 숲은 울창하다. 길 또한 좋다.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에 대한 호기심 내지는 기대감이 무색하리만큼 길은 반지르하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조심스레 열어주는 조망 속에 산넘어 산의 푸른 파고는 물결을 이루고 조금씩 멀어지는 아랫세상은 두루뭉실 작아져 간다. 툭 떨구어놓듯 걸터앉은 바위전망대는 숨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즐기라 하고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계룡산의 연봉들에게 안부를 물으라 한다.

천황봉아래 헬기장에서 조망을 즐기는 대원들뒤로 삼불봉이 바라다보인다.

2시간여만에 철탑을 왕관처럼 머리에 쓴 천황봉을 마주한다. 헬기장이다. 시원스레 펼쳐놓은 조망이 기다린듯 하늘 열고 기다리고 있다. 천황봉에서 쌀개봉, 삼불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흡사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이라는 데서 생긴 이름인 계룡산. 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숲 산줄기 곳곳에 암봉와 기암절벽등 경관이 수려하다. 신선이 노닐다 간 자리 아직도 따뜻한 온기 남아있을 것 같은 산수화 속 풍경들을 바라보며 맑고 투명한 가을하늘 아래 펼쳐진 계룡산의 전라를 눈으로 가슴으로 담는다.

천황봉 산행은 헬기장에서 마무리 해야했다. 이후 철탑이 있는 정상까지는 통제되고 있었다. 아쉬움을 안고 하산은 헬기장옆으로 난 돌계단을 따라 내려선다. 1km여 급경사 내리막길은 돌계단이 놓여있다. 20분간의 급한 내리막길은 간이주차장을 끝으로 임도로 된 군사도로로 이어진다. 산허리를 휘감아도는 임도를 따라 되짚어 나오는 길은 작산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만나고 행사장 너른 광장에 이르니 수많은 인파 물결을 이룬다. 때마침 하늘에선 청명한 가을하늘을 캔바스 삼아 화려한 에어쇼가 펼쳐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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