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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27 17:51: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불과 물과 말은 인간에게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불과 물로 인한 재난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치 혀가 내뱉은 말은 '칼에 맞은 상처보다 더 아프기' 때문에 불필요한 화근이 됩니다. 세치의 혓바닥으로 다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니까요." -당(唐)의 문장가 한유(韓愈)-

***정치인의 말의 속도는 빠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4일 북한군의 도발로 폐허가 된 연평도를 찾았다. 이곳에서 안 대표는 주택가에서 그을린 보온병을 들어 보이며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하고 실언을 했다. 보온병과 포탄을 구분하지 못한 꼴이 됐다.

말실수는 이어졌다. 지난 22일 안 대표는 중증장애아동시설 봉사활동을 마친 뒤 여기자 3명과의 오찬자리에서 "요즘 룸에 가면 자연산을 더 찾아"라고 말했다. 여성비하 발언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안 대표가 언급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은 '룸살롱 자연산' 농담일 것이다. 이 실언 하나만 놓고 보면 그다지 중하지 않다. 그의 반성과 사과 역시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그의 사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왜 그런 예민한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부적절한 농담 하나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그동안 공인으로서 그의 말과 관련된 일들 때문일 것이다.

정치인이 지켜야 할 덕목은 여러 가지다. 그중 첫 번째 덕목은 '말조심'이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자신의 체면과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예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자칫 구설수에 휘말리면 정치적 생명이 끝나기도 한다.

청주시 의회에서도 최근 비슷한 설화(舌禍)사건이 몇 건 있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동료의원들과 술자리에서 같은 당 소속 동료 의원에게 폭언을 했다. 동료의원의 출신학교를 비하했다.

또 다른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의 신체장애를 공개석상에서 흉내 내 비난을 샀다. 이의원은 성대 마비장애(4급)인 다른 의원의 목소리까지 흉내 냈다고 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정치인의 금기사항을 어긴 셈이다. 그 결과는 비난과 비판, 그리고 공공의 적이다.

정치인은 공인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청주의회 의원들도 당연히 공인이다. 그런데 공인은 공인으로서 할 말과 안 할 말을 구별해야 한다. 마구 떠들어대는 것은 도덕성을 잃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를 두고 논란이나 파장이 커지는 이유는 뭘까. 공인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사석에서 격의 없이 이런저런 농담이나 얘기들을 한다. 정치인들도 사람이니까 식사자리에서 술자리에서 객쩍은 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외부 인사들과 만나는 자리를 공적인 자리가 아닌 사석으로만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과 직접 소통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로 말로서 언론이라는 매개를 통해 대중과 만난다. 그런 만큼 말에 무게가 실려야 한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권한은 국민들이 위임한 권한이다. 따라서 그 권한을 행사할 때는 그 권위에 맞게 언어구사도 가려서 할 줄 알아야 한다.

시민들은 정치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내가 뽑은 공인이기 때문이다. 공인에겐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이 필수다. 정치의 격랑 속에서 설화(舌禍)로 집안이 풍비박산되는 일이 종종 있다.

정치인의 말은 보통사람의 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정치인들이 늘 언행에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함부로 내뱉으면 오히려 화근

불과 물은 그 쓰임새가 아주 많다. 대체로 유용하다. 그러나 넘칠 땐 큰 화를 불러 온다. 말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의 말은 자신과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한 마디의 실수는 낭패를 불러온다.

불은 은밀한 곳에서 생겨난다. 불의 본성을 어기지 않았을 경우 그 쓰임새는 아주 크다. 사르고 굽고 녹일 수 있어 생물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제어하지 않으면 재앙을 일으킨다. 물은 깊은 곳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 쓰임새는 실로 심원하다. 역시 물의 본성을 어기지 않으면 그렇다. 띄우고 싣고 마시고 부을 수 있어 생물을 구제한다. 그러나 물길이 흐르는 대로 막지 않으면 오히려 환란을 초래한다. 말 역시 말의 본성을 어기기 않으면 그 쓰임새가 실로 넓다. 교화시키고 명령하고 고지하고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함부로 내뱉으면 오히려 화근이 된다. 정치인들의 말조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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