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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재발견 - 환경·생태

죽음의 하천서 생명의 젖줄로

  • 웹출고시간2010.08.18 18:57: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무심천이 되살아나면서 수변가 물억새 군락이 무심천의 새로운 경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을날의 은백색 물결은 무심천을 더욱 명소로 만들고 있다.

토목 이론상 도시하천은 크게 도심을 통과하는 '도심지 통과형 하천'과 도시 외곽을 빠져나가는 '도심외곽 통과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자에는 청주 무심천, 후자에는 대전 갑천 정도가 속하고 있다.

이중 도심지 통과형 하천은 도시 지열(地熱)을 저감하고, 또 시민들이 직접 접촉하는 수변공간(water front)을 만든다는 점에서 생태·정서적으로 매우 중요시 되고 있다.

청주 무심천은 최소한 1990년대 전기까지 이같은 기능을 상실한 채 '죽음의 하천'으로 여겨졌다. 도시·산업화 영향으로 생명이 아닌 오염 요소만이 흐르면서 청주의 '거대 하수구' 기능만을 수행했다.

청주의 온갖 생활용수가 무심천 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3급수도 못되는 '등외 수질'로 전락했고, 악취는 코를 찔렀다. 무심천에 들어가면 피부병에 걸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2천년대부터 무심천에 서서히 변화의 모습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청주시는 2000~2007년 기간 동안 120억원의 거대 예산을 투입, 무심천 복원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그 사업 목적은 토목적인 것이 아닌, △도심하천 기능 유지 △자연생태 복원 △시민휴식공간 제공 등 '스스로 그렇게 생긴', 즉 자연으로의 환원이었다. 여울, 샛강, 모래톱, 거석, 징검다리 등이 설치되면서 수질정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중 모래톱 출현이 특히 주목의 대상이 됐다. 스스로의 변화를 무심천 스스로에게 맡긴 결과, 모래톱이 미세하나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물이 한번 지고나면 모양이 조금 변하고 또 약간 이동을 한 모래톱이 그리 어렵지 않게 관찰됐다.

그 연장선에서 문의면 남계리 도수관로를 통해 대청호 용수를 무심천으로 끌어들이면서 사계절 최소 수심이 20㎝ 이상 유지되는 것도 가능해졌다.

수제(水制·spur dyke)가 무심천 양얀에 설치되면서 물고기 서식환경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수제는 말발굽 모양의 석제물로, △급류 완화 △물고기 산란처 △홍수시 피난처 제공 등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청주시 한 공무원은 "물흐름이 느려지고 돌틈이 많다보니 '물고기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홍수시 작은 물고기가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수변가 식물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물억새 군락지가 점차 확대되면서 무심천 경관의 또 다른 명물로 부상했다. 가을날의 은백색 물결은 무심천 친화도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무심천 변화 중 가장 긍정적인 것은 역시 수질 향상이었다. 90년대 '등외'까지 전락했던 수질은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1등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천연기념물인 원앙(제 327호)이 무심천 청주지역 상류에 집단적으로 출현하고 있고, 남생이(제 457호)는 거석에 올라온 모습이 심심찮게 관찰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 개선의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는 △외래식물 퇴치문제 △수변가 나무식생 관계 △지천과의 연계성 문제 △하상도로 등을 거론했다.

그는 외래식물에 대해 "현재 무심천에 외래종인 가시박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무심천 식생이 다양성을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벗나무를 고사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에 대해서는 "버드나무가 주축이 된 수변가 나무는 그늘을 만들기 때문에 물고기 식생에 매우 중요하다"며 "따라서 수위 이하는 잘라도 되지만 그 이상은 남겨둬야 한다"고 밝혔다.

지천과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자전거로 순환할 수 있게 무심천과 그 지천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지천 정비를 할 때 자연석이 아닌 돌산에서 캐낸 가공석을 쓰는 것은 또 다른 환경파괴"라고 말했다.

하상도로에 대해서는 "철거시 청주시내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이 설 때만 존폐 여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가지 유념할 것은 철거후 다른 도로에서 체증현상이 일어날 경우 이때 발생하는 매연과 열은 또 다른 환경공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고전학자들은 "역동적인 물(양성)과 정태적인 흙(음성)이 만나야 생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함께 "자연과 인간은 태초부터 주객미분(主客未分), 즉 서로 분리되지 않는 상태로 만들어졌다"며 "이 경우 자연을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 스스로에게 맡겨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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