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도내에서 거론되는 시·군 통합논의의 방향이 점차 정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정도에서 멀어진 방식은 통합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통합의 의미를 살리는 것과는 아주 별개의 문제이다. 통합을 강력히 희망하는 청주시와 괴산군 입장에서는 조금 무리가 따르더라도 통합을 이루겠다는 자세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상대 지역인 청원군과 증평군의 입장이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청주시와 괴산군은 통합을 이루자는 목청은 크나 상대에 대한 진정 어린 배려보다는 당위론을 앞세워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할래·"하는 식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

분명한 점은 청주시가 내세우는 통합 필요성을 청원군민들이 이해하지 못해서 통합논의가 대립각을 형성한 것이 아니라 정서적 문제가 더 강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청주시와 청원군 경계 지점에는 어김없이 '청원+청주 통합=우리의 미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 길목을 드나드는 청원군민들에게 통합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런데 말이다. 위 내용의 현수막을 본 어느 청원군민이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 통합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는 변화를 보일 수 있을런지 궁금하다. 물론 청주시 측에서는 '우리'란 청원군민과 청주시민을 지칭하노라고 말하겠지만 청원군민들에게는 '청주시민'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크다.

청원군민들을 만나보면 이장이나 주민자치위원들의 설득 때문이 아니라 청주시가 강압적으로 통합을 밀어붙이려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데 정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청원군민 일각에서는 청주 청원 통합에 실질적으로 반대 분위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이 청주시장과 몇 몇 단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이들이 청원군민들을 통합 당위성을 이해 못하는 부류로 취급하거나 청주시가 통합할테니 청원군은 그저 따라오기나 하라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통합에 장애가 될 뿐 이라는 뜻이다. 청주시의 주장을 들으면 청주와 청원의 통합이 대세이며 지상과제나 마찬가지인데 청원군의 일부 기득권자들이 주민들을 현혹하기 때문에 청원군민들이 반대한다는 소리로 들린다.

괴산군 역시 증평군과 통합을 원하지만 증평군의 동의를 얻기 힘든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사전에 증평군과 진지한 논의가 없는데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돌출돼 증평군민들은 괴산군수의 진의마저 의심하는 상태이다. 상대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며 한발 한발 접근해도 가능할까 말까한 통합논의를 어느 날 불쑥 제안하는 방식으로 통합이 되리라 생각했다면 곤란한 일이다. 여기에 더해 통합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가진 각종 단체와 기관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어 온갖 종류의 홍보활동을 하다보니 보통 혼란스러운 상황이 아니다.

이제 차분해져야 한다. 어지럽게 현수막 걸고, 사람들 동원하고, 단체마다 존재감 과시 차원의 개입 행동으로 해결될 통합이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청주시와 괴산군은 청주 청원 통합이 두 번이나 실패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상기해봐야 한다. 현수막을 덜 내걸고, 무슨 무슨 단체와 조직들이 저마다 주장을 내세우지 않아서 통합이 불발됐다면 온통 현수막으로 도배를 해도 좋다. 본질은 그게 아니다.

청원군의회가 청주·청원 통합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청원군민들은 상당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피해의식을 가진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 한 살림을 차리려는 자세가 정상인 것이지 외부의 인센티브를 무기로 압박하는 방법은 가치가 전도된 행정이다. 통합을 원하면 원할수록 당위론을 내세울 일이 아니라 상대의 가슴을 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당위론이 부족해 통합이 어려운 게 아니다. 당위론은 차고 넘칠 정도이다.

청주시와 괴산군이 선호하는 현재의 방식은 궁극적으로 통합에도 이롭지 못하다. 지금이라도 통합논의의 주체 자리를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마땅하다. 주민들은 들러리나 서고 걸핏하면 행정기관과 단체장들이 나서서 통합에 찬성하느니 반대하느니 주도하는 행태는 후진행정이요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다. 또, 공무원들이 동원돼 찬반논리를 설파하는 모습은 어색하기도 하거니와 주민들을 행정의 객체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통합 논의 주체는 주민-

청주 청원, 괴산 증평의 통합 논의는 행안부의 절차에 따르게 돼 있다. 여론조사를 거쳐 지방의회 의견 청취와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 예상된다. 통합 찬반 측 모두 이에 대비해 홍보전을 가속화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홍보도 좋고, 통합도 좋은데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방식을 택해야 하며 주민이 중심되는 통합논의는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다.

개인적으로는 청주 청원 통합에 찬성 하면서도 통합논의가 진행되는 현재의 과정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통합을 얻고, 화합을 잃는 방향의 통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끝>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