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경찰청 이금형 차장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여성 경무관이다. 경무관은 '경찰의 별'로 통한다. 군인이 별을 달면 그때부터 '장군' 칭호를 받는다. 이금형 경무관은 경찰의 여성 장군인 셈이다. 수많은 경찰관 중에 경무관까지 진급하는 경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에 비교될 만큼 힘들고 희귀하다. 순경에서 시작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실력을 인정받아 경무관으로 진급하고 충북경찰 사상 여성으로서 최초로 차장에 부임한 이금형 경무관은 그래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이금형 차장이 지난 6일 모교인 청주 대성여상을 방문해 후배들에게 특강을 실시했다. 특강 주제는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여상을 나와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하여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그녀를 지탱해 준 게 '꿈'이었다는 짐작이 쉽게 간다.

-두 번째 여성 경무관-

알려진 것처럼 이금형 차장은 경정 계급까지 시험을 통해 승진했다. 진급 시험 준비하느라 피 말리는 고통을 겪던 경찰관들을 떠올리면 이금형 차장이 얼마나 어려운 관문을 거쳤는지 알 수 있다. 경찰 조직 특성상 여성이 불리할 수도 있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희소성과 섬세함의 가치가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경찰 조직이었기 때문에 여성 차별을 받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이금형 차장은 여성 경찰의 특성을 살려 여성과 노약자 관련 치안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특히 성매매 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조치를 진두지휘 한 것은 잘 알려진 바와 같다. 성매매자와 매수자도 함께 처벌하는 강력한 성매매 단속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성 관련 전과자를 양산하는데 비해 풍선효과로 인해 성매매 근절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강도 높은 단속과 엄격한 처벌로 사회에 만연된 성매매 풍조에 경종을 울린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이금형 차장이 총경 승진 후 충북 진천경찰서장 발령을 받았을 때 관할 지역 내에는 여러 가지 사안으로 시위가 잦았다. 그럴 때마다 부하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여성 경찰서장이 직접 시위대를 설득하고 준법을 강조하며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진압작전을 유도했던 사례는 지금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진천경찰서장 직무를 잘 소화해냄으로써 여성 경찰서장이라는 일선 지휘관 업무를 과연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해소함은 물론 다른 여성 경찰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줬다.

모교 특강에서 이금형 차장은 여상을 나와 박사학위를 받고 충북경찰청 차장으로 부임한 자신을 이야기하며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모교를 방문했음을 밝히고 "자기 인생을 2류, 3류로 생각하지 말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충고를 전했다. 이금형 차장이 여유롭지 않았던 어린 시절과 여성 경찰의 한계를 극복하며 경찰 고급간부가 되기까지는 후배들에게 들려준 충고를 자신이 실천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큰 어려움 겪지 않고, 형제도 많지 않은 분위기에서 과보호를 받으며 자란 요즘 세대에게 이금형 차장의 입지전적 경험은 소중한 귀감이 된다. 경찰 이금형은 경무관 계급과 충북경찰청 차장의 공식직함 뿐 아니라 모범적인 가정을 이룬 것으로도 정평이 났다.

이런 이금형 차장에게도 만만치 않은 과제가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주제가 말해주는 '꿈'이 무엇이냐는 거다. 예단컨대 하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치안이요, 또 하나는 경찰 계급사회에서의 꿈이라고 본다. 이금형 차장의 경력에서 드러나듯 경찰 치안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세상을 만들기 바란다. 이금형 차장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을, 남성과 경쟁하는 여성들에게는 용기를,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꿈을 선사했다.

-지역사회가 키워줘야-

경찰 계급사회에서의 꿈은 누구나 원하는 것처럼 승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무관이 마지막 꿈은 아니리라. 역대 여성 경찰 최고의 계급장을 달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이 차장이 경무관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보여준 각고의 노력과 열정이 전제돼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지역 출신 인물을 보호하고 키우려는 지역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다. 이금형 차장은 지역사회 시각에서 볼 때 이미 사회적 존재가 된 것이다.

이금형 차장이 꿈꾸는 여성, 청소년,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치안이 펼쳐지면 그녀의 나머지 꿈도 저절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