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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청주시 복대2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공직에 입문한 지 어느덧 150일이 지났다. 면접 이후 처음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 선배 주무관을 따라 쭈뼛쭈뼛 행정복지센터에 들어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발령을 받고 앞으로 민원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을 때 걱정부터 앞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행정복지센터를 기껏해야 등본이나 초본을 뗄 때만 방문해봤기 때문이다. 물론 등본과 초본이 무슨 차이인지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첫 출근 날, 수첩과 펜을 들고 민원인이 올 때마다 선배 주무관들을 따라다니며 뭔지도 모르고 일단 수첩에 적어댔다. 그러나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 무엇을 배웠나 보기 위해 다시 수첩을 펼쳐보면 이걸 왜 적었는지 몰라 다음날 다시 물어보기 일쑤였다. 아침에 출근하면 왜 이렇게 로그인해야 하는 사이트는 많고 꺼내놔야 하는 물건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할 수 있는 증명서의 종류도 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이제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계속 새로운 증명서의 종류를 접하게 됐다. 게다가 나에게는 다 생소한 이름들이어서 민원인들이 이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다른 분께 물어보곤 했다. 반면에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척척 답이 나오는 멋진 선배 주무관들을 보며 나도 과연 언젠가 저렇게 업무를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일단 행정복지센터가 주민들의 가장 가까이 있는 행정기관이다 보니 꼭 동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다양한 것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주시 내 수많은 부서들이 있고 동(洞)에 들어온 민원을 담당하는 부서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부서가 대략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도 알고 있어야 했다. 우리가 매일 다니는 도로를 포장하는 일부터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 내가 살고 있는 건물을 짓는 일, 다양한 지방세를 부과하는 일 등 공무원의 업무 하나하나가 주민들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따라서 내 업무가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낯선 업무에 매번 실수를 연발하는 초보 공무원인 나를 이해해주시고 아낌없이 조언해 주시는 복대2동의 선배 주무관들 덕분에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다. 해드릴 수 없는 일을 해달라며 고집을 부리는 민원인 때문에 속이 상하다가도 그냥 증명서만 몇 통 발급해줬을 뿐인데 고맙다며 연신 인사하시는 민원인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처음부터 누가 모든 것을 척척 잘 해낼 수 있는가.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한 것을 알기에 선배 주무관들의 조언을 새기며 앞으로 더 사명감을 가지고 언젠가는 '진짜' 공무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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