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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갑질 논란, 비정규직 문제로 번지나

1~2년 단위 계약 탓 반발 불가
"2년 뒤 해고하겠다" 협박도
계약기간 연장·정교수 증원 등
근본적인 구조 개선 시급

  • 웹출고시간2017.09.04 21:06:06
  • 최종수정2017.09.04 21:06:06
[충북일보] 속보=충북대학교병원 과장급 교수의 '갑질' 논란이 국립대학교병원 내 비정규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A교수는 인사권을 가진 정규직인 반면, 피해교수 B씨는 비정규직인 임상교수 신분이기 때문이다.<4일자 3면>

국립대병원의 임상교수는 1~2년 단위로 수술 실적에 따라 병원 측과 재계약을 하는 비정규직이다. 이들의 해고 등을 결정하는 인사권은 담당 교수들에게 있는데, B씨의 인사 담당자는 A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교수가 재계약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수술 실적을 가로챘음에도 B씨는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즉, 인사권까지 지닌 정규직이 지위를 이용해 비정규직 임상교수를 이용한 셈이다.

임상교수 제도는 그동안 국립대학교병원의 적폐로 지목돼왔다.

전문의임에도 병원 내 비정규직이다 보니 수련 중인 전공의보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강요받는 문제 등이 끊임없이 제기된 까닭이다. 병동·응급실 당직을 비롯해 수술 준비 등 일명 '오더리(병원 일을 돕는 도우미)' 업무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생겨났다.

임상교수제도는 1990년대 진료 전담의 고용을 통한 의료질 개선을 위해 도입됐으나, 점차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제도로 퇴색하고 있다.

국립대병원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교육부의 국립대병원 의과대학 교수 정원이 증원되지 않자, 진료 교수 대다수를 비정규직인 임상교수로 충원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인 임상교수는 정교수보다 인건비가 적지만, 독립적인 진료와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뚜렷한 적자구조를 보이는 공공의료기관에서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임상교수제를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에 대한 고용 유지도 의료 평가 등 객관적 기준이 아닌 해당 과장의 판단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과장의 결재만 있으면 해고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병원 입장에서는 정교수보다 1~2년 단위 계약에 해고가 쉽고, 인건비가 저렴한 임상교수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내 종합병원 한 전공의는 "어느 진료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국립대병원의 고질적인 병폐"라며 "매년 이 같은 문제로 사직하는 교수들도 여럿 봤다"고 설명했다.

도내 한 대학병원 교수는 "과장의 추천 등으로 고용형태가 유지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갑을관계가 형성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심지어 마음에 안 들면 2년 뒤에 해고한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약 기간을 늘린다던가 정교수 정원을 증원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병원 내 갑질 논란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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