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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09 14:26:46
  • 최종수정2015.06.09 14:26:46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1728년 3월 24일. 청안지역 의병들은 이날 먼동이 터올 무렵 가짜 청안현감 정중익(鄭重益·?-1728)이 이끌던 무신년 반란군 무리를 완전히 토벌하였다. 그리고 청안현청에서 정중익의 목을 지체없이 베었다.

'내가 두 조카와 서종(庶從) 인심에게 말하기를 "종익을 비록 베었더라도 남은 역적이 아직도 많다. 너희들과 더불어 찾아내어 형이 원수를 갚으려 한다"라고 했다.'-<토역일기 1728년 3월 24일자>

잔당에 대한 의병진의 소탕작전도 그 즉시 진행되어 일부는 즉결처분하고 더러는 옥에 가두었다. 여기에는 힘이 좋고 활을 잘 쏘았던 임필현(林必玄)도 포함되어 있었다.

'함께 수색하니 즉 필현이 간청의 장을 보관하는 창고 가운데 숨어 있는데 먼저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여, 먼저 범하지 못하자, 내가 몸소 앞으로 나가 필현을 끌어내어 머리를 검으로 쳤다.'-<토역일기 〃>

임필현은 "그대들이 시국이 돌아가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이런 계책이 망령되어 내놓은 것은 오래지 않아 그 머리와 목을 보존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의병들의 설득을 거부하고 말머리를 돌려 정중익에게 돌아갔던 인물이다.

<1872년 청안현지도>의 부분이다.

충청도의 작은 고을 청안현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렇다고 사태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었다. 진짜 청안현감 이정열(李廷說·?-1728)의 신변처리를 둘러싸고 임금 영조와 대신들 사이에 이른바 '밀당'이 벌어졌다.

이정열은 이인좌가 파견한 가짜 청안현감 정중익의 무리가 들이닥치자 산속으로 도망갔다가 왕권의 상징으로, 군사를 움직일 때 짝을 맞춰본다는 병부(兵符)를 반군에게 빼앗긴 인물이다.

'대사헌 이하원(李夏源)이 아뢰기를, "(…) 이정열만은 홀로 (처벌을) 면하여 고을 안의 창의를 가로채어 자기의 공적으로 삼았으니, 정상이 절통합니다. 청컨대, 청안의 전 현감 이정열을 임상극 등의 예에 의하여 처단하소서."-<영조실록 4년 4월 9일자>

그러자 영조는 "이미 사핵을 행하였으니, 기다려서 처치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때의 사핵은 어떤 사건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 것을 의미한다. 반란군을 완전히 토벌한 날짜는 3월 24일고 위 영조실록은 4월 9일이다.

따라서 이정열의 신변은 이때까지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토역일기에는 진짜 현감 이정력의 마지막에 대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영조실록에는 "가로채어 자기의 공으로 삼고", "군대를 이끌고 왔다" 등의 표현이 보인다.

이로 미뤄 진짜 현감 이정열이 산속에서 나와 의병들과 함께 반란군 토벌작전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에는 당시 영의정 이광좌(李光佐)가 다시 이정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신의 생각에는 도적이 처음 왔을 적에는 피했었지만 적도들이 위세를 부리고 공갈하면서 그의 인부(印符)를 찾자 이정열이 겁이 나서 내어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죄를 용서받기 어렵습니다."-<영조실록 4월 16일>

이정열이 병부가 포함된 인부를 반란군에게 넘겨준 것은 무엇으로도 용서되지 않았다. 결국 진짜 청안현감 이정열은 그해 5월 5일 처형됐다. 영조실록은 '至是見誅'(지시견주)라고 적었다. '이때에 이르러 처형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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