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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26 18:28:29
  • 최종수정2015.05.26 18:28:29

조혁연 대기자

이인좌가 파견한, 가짜 청안현감 정중익(鄭重益·?-1728)이 청안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현감의 인부(印符)를 빼앗는 것이었다. 인부는 관인(官印)과 병부(兵符)의 준 말로, 임금의 신임장과 동일시 됐다.

관인은 말 그대로 관에서 찍는 도장을 의미하나, 병부는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 지방관이 군대를 움직일 때면 임금의 교서와 함께 반드시 부절(符節)의 일종인 병부를 맞춰봤다.
부절은 대나무나 옥 따위로 만든 신표로 하나는 조정에 두고 나머지 하나는 지방관에게 주어, 군대의 움직임이 있을 경우 두 조각을 맞춰봤다.

이처럼 조선 정부가 병부제를 운영한 것은 군대가 반란군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5.16 등 근현대의 모든 쿠데타는 군대가 국가권력의 통제권을 벗어나면서 성공했다.

1728년 3월 19일. 가짜 청안현감 정중익은 인부를 빼앗기 위해 부하 금립(今立), 시세(時世) 등을 진짜 청안현감 이정열(李廷說·?-1728)이 숨어있는 곳으로 보냈다.

'19일 사렴이 今立, 時世 등이 고을 원이 印符를 탈취하기 위해, 시각을 정해서 보냈다. 두 역적이 고을 원이 피해서 숨을있는 곳에 가까이 도착하여 검을 빼들고 곧다로 들어가서 당돌하게 말하기를 "新官 前案이 우리들로 하여금 인부를 탈취하여 오라했다. 그래서 우리들이 왔다. 이러니 속히 인부를 풀어라" 했다.-<토역일기 1728년 3월 19일자>

병부 주머니와 병부의 반조각 모습이다.

진짜현감 이정열은 두려움 속에서도 인부만은 건네줄 수 없다며 저항했다. 그도 인부가 임금의 권위와 동일시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본고을 원은 이 안색을 잃어 말을 하지 못하고 두 손으로 인부를 움켜쥐고 자리에 엎드려 말하기를 "나는 차마 줄 수 없다"고 했다. 시세가 검을 휘두르며 말하기를 "너의 목숨이 나의 손에 달려 있다. 지금 만약 인부를 주지 않으면, 내가 장차 목을 벨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가짜현감 정중익의 부하는 칼을 가지고 있었고, 진짜 청안현감 이정열은 비무장 상태였다. 이정열이 "너의 목숨이 나의 손에 달려 있다"는 반란군의 협박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본 고을 원이 그 화를 당할까 두려워 인부를 봉하여 그에게 주었다. 時世가 인부를 가지고 가서 重益에게 주니 곧 관청에 소속된 사람들마다 득의한 기색과 양양한 기운이 있었는데, 하늘의 토벌을 기다려야 하게 되니 적의 기세가 날로 극성스러웠다'.-<〃>

반군측에 가담한 청안 읍치의 인물로 임필현(林必玄)이 있다. 그는 토역일기에 힘이 세고 활을 잘 쏘는 인물로 표현돼 있다. 의병들이 평소 안면이 있는 그를 아버지를 통해 설득했으나, 그로부터 "그대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모른다"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인부를 수중에 넣은 반란군은 기고만장하기 시작했다.

"3월 23일 必玄의 아버지로 하여금 그를 부르게 했더니 필현이 과연 왔다. 이로 인하여 대의로써 격려하고 유리한 점과 유해한 점을 갖추어 말하니, 즉 필현이 몸을 떨치며 일어나 뛰어서 말에 오르며 말하기를 "그대들이 시국이 돌아가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이런 계책이 망령되어 내놓은 것은 오래지 않아 그 머리와 목을 보존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겨를에 사람을 위해 도모하겠는가"라고 하고는 드디어 채찍을 휘둘러 말을 달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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