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3.09 18:31:14
  • 최종수정2015.03.09 18:31:14

50℃ 세척법

히라야마 잇세이 / 서혜영 옮김 / 산소리 /184쪽

역발상이다.

채소는 보통 차가운 물에 씻는다. 그래야 더 상큼한 맛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뜨거운 물로 씻으면 더 신선해지고 맛도 좋아진다는 책이 나와 화제다.

일본에서 십여 년 전, 히라야마 잇세이(平山一政)가 처음으로 50℃ 세척법을 제안했을 때, 사람들은 믿지않았다.

'익어져서 맛이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과 '중요한 영양분이 빠져나갈 거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50℃ 세척법은 뜻밖에 일본 전역에 열풍을 일으켰다.

현재 일본에서는 주부들은 물론 요리 전문가까지 50℃ 물에 채소를 씻는다고 한다.

얼마 전, KBS2 '생생 정보통'과 '올리브쇼 2014'를 통해 한국에도 소개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에 도서출판 산소리에서 나온 히라야마의 책 '기적의 50℃ 세척법'은 이러한 50℃ 세척을 비롯해 저온 찜을 하는 방법까지 온도를 조절해서 식재료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이 책은 채소를 찬물로 씻는 습관을 버리라고 말한다.

50℃의 뜨거운 물로 채소를 씻으면 찬물로 씻을 때보다 오염물이 잘 제거되어 더 깨끗해질 뿐 아니라 식감도 아삭아삭, 더 맛있어진다고 한다.

또한 영양소가 늘어나 채소가 더 건강해지기까지! 사람도 살리고 채소도 살리는 기적의 온도가 바로 50℃인 셈이다.

게다가 채소만이 아니다. 고기와 생선도 50℃ 물에서 씻는다. 생선은 표면의 더러움, 잡미와 함께 산화물이 씻겨 나가고, 고기는 탄력이 늘어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다만 고기와 생선은 50℃ 세척을 한 후에 바로 조리해야 한다.

50℃물에 장시간 담가 두는 것도 딸기나 사과 같은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뿌리가 뽑힌 채소는 수분을 잃고 건조되어 가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 잎 표면에 있는 '기공(氣孔)'을 스스로 막아 버리는데, 이를 50℃ 물에 넣으면 뜨거워서 그 충격으로 기공이 열려 잃어버렸던 수분을 한순간에 흡수한다.

이것은 열 충격이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그 현상 때문에 세포가 싱싱함을 되찾아 방금 딴 것 같은 신선함을 갖게 된다고 한다.

잎채소 중에는 열 충격을 받았을 때 수분이 40퍼센트나 흡수되는 것도 있다.

또한 과일은 효소의 작용으로 숙성되면서 당도가 높아진다.

효소는 주로 단백질로 되어 있으므로 그 작용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효소가 가장 활성화되는 온도가 바로 50℃ 근처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고기나 생선이 익어 버리지 않으면서도 오염물을 가장 잘 제거하여 탄력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는 온도가 바로 50℃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매번 물의 온도를 맞추는 게 귀찮지는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뜨거운 물과 찬물의 양을 비슷하게 섞으면 얼추 50℃가 되니 아주 간단하다고.

당연한 말이지만, 먼저 뜨거운 물을 볼(bowl)에 담은 다음 찬물을 부어 식혀 가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꼭 정확하게 50℃를 맞출 필요는 없지만 43℃ 이하가 되면 오히려 부패하게 되니 조심해야 한다.

채소부터 생선, 고기까지 각 식재료를 씻는 방법은 이 책 '온도와 시간 가이드'에 세세하게 나와 있으니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50℃ 세척이 단순한 레시피라 아니라,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을 먹게 해 주는 '마법의 지팡이'다.

히라야마 잇세이가 제창하고 있는 방법들은 각각의 식재료에 맞게 적절한 온도 관리를 함으로써 식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 낸다.

온도계와 어느 부엌에나 있는 간단한 도구만 사용하면 저렴한 식재료로 요리 전문가에게 지지 않을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요리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까지 바꿔 놓는 50℃ 세척법, 부엌의 작은 혁명일지도 모른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