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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1.06 17:50:09
  • 최종수정2014.11.06 17:50:09

조혁연대기자

국왕을 상징하던 전패(殿牌)는 조선후기 들어 각종 사건에 휘말렸다. 그 사연은 정치적인 동기, 개인 비리에 의한 훼손 등 매우 다양했다. 조선시대 최초의 전패 훼손사건은 효종 6년(1655)에 전라도 나주에서 일어났다.

당시 나주에는 경현서원이 존재했고, 그 운영권이 전패 훼손사건의 발단이 됐다. 비(非) 서인계가 서원(書院)의 원장이 되자 당시 나무목사 정기풍(鄭基豊·1594~?)은 이를 옹호했다.

그는 본관이 초계로 1642년 신계(新溪·지금의 황해도 신계군) 현령으로 재직하던 중, 암행어사 정치화를 통해 그의 선정이 보고되어 임금으로부터 의복을 하사받을 정도로 유능한 관료였다.

또 우리 고장과도 인연이 있어 1650년(효종 1) 옥천군수(沃川郡守)로 재직하던 중 문학(文學·정5품)에 임명되기도 했다. 아무튼 당시 나주의 서인 집단은 이를 빌미로 목사 정기풍을 축출하려 했다. 전패가 훼손되면 그 책임의 일부가 목사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미리 계산한 사건이었다.

전패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던 지능적인 사건도 일어났다. 일성록 헌종 11년(1845)에 관련 기록이 적혀 있다. 이 때는 우리 고장 청주와 관련된 인물이 등장한다.

청주사람 박용수는 유한원이라는 사람을 꾀었다. 박용수는 눈이 멀어 점(卜)보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던 자였다. 그는 유한원이 돈을 벌고 싶다고 하자 전패를 분실하면 이방(吏房)이 점을 보러 올 것으로 생각하고 유한원에게 전패를 훔치게 했다.

실제 이방 최창규라는 인물이 점을 보러 왔고, 이때 박용수는 점값으로 2백냥을 요구해 받아냈지만 결국 죄상이 탄로나 부대참시에 처해졌다. 부대참시는 일정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처형하는 것을 말한다.

관료에 의한 전패 훼손 사건은 우리고장 충주에서도 일어났다. 영조실록 12년 11월 5일자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있다.

'충원현(忠原縣·충주 지칭)의 죄인 최하징(崔夏徵)을 삼성추국하였다. 최하징은 충원의 창리(倉吏)인데, 관곡(官穀)을 많이 절취하고는, 읍취를 축출하기 위해 몰래 전패를 가져다가 돼지 우리에 던져 버렸다." 결국 최하징은 사형에 처해졌다.'

전패가 봉안돼 있던 황간현 객사 모습. 1872년 군현지도.

인용문의 읍취는 행정 최고 관료를 지칭한다. 황간현(지금의 영동 황간면)에서는 소송에 의한 전패 훼손사건도 일어났다. 철종 2년(1851) 때로, 전패를 상대로 개인적인 화풀이를 한 것이 사형을 당하는 발단이 됐다.

당시 현원일(玄元日)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상주 양반 황익현의 선산을 지키던 산직이었다. 사단이 벌어진 것은 황씨가 선산 중 일부를 몰래 팔아 개인적 용도로 전용하면서부터 였다.

결국 산주 황익현으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그는 패소했다. 그러자 현원일은 돌아오던 중 홧김에 술을 마시고 황간현 객삭에 모셔져 있던 전패를 훔쳐 불태우려 했다. 그러자 그 부인이 전패의 지엄함을 환기시키며 만류했다.

그는 부인의 말을 듣고 고심하다가 결국 3조각난 전패를 보자기에 싸서 강변의 얼음 사이에 숨겨 놓았다. 그러나 날이 풀리면서 강변의 전패가 떠내려 왔고, 현원일은 결국 범인으로 체포됐다. 그는 결국 처형됐다. 일성록 철종 2년 4월 1일자의 기록이다. 모두 '전패=임금'을 상징하기 때문에 생겨난 사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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