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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04 19:36:12
  • 최종수정2014.09.06 23:31:41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놓고 밤낮을 즐겁게 놀듯이 한평생을 이와 같이 지내고 싶다는 우리 선조들의 바람이 담긴 속담이다. 과거 의식(衣食)이 부족하던 시절에 추석은 유일하게 한껏 차려입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행복한 날이었다. 그 전통이 이어져, 아직까지 기름진 음식과 과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추석이기도 하다. 특히 명절 음식은 기름을 넉넉히 두른 것이 많아 과식으로 인한 탈도 크다. 웰빙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추석의 음식풍속도도 조금씩 변화해가야 하지 않을까.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종류야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편이지만, 가족 친지들과 나누는 음식은 조금씩 건강식을 가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찰음식전문가 표복숙 원장은"추석 아침과 점심은 가족들과 푸짐한 상차림으로 포만감을 느꼈다면, 저녁만큼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사찰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지혜다. 만병의 근원은 먹는 것에 있다. 사찰음식은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느끼한 속도 편하게 만들어 준다. 제철에 나는 채소와 산나물을 중심으로 만든 건강식이다"라고 말한다.

추석을 맞이해, 오랜만에 모인 친지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사찰음식을 한두 가지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특별히 제사상을 차리지 않는 집이라면 더욱 많은 사찰음식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찰음식전문가 표복숙 원장은 천년고찰 진천 각연사에서 추석을 맞이해'추석사찰음식'을 선보였다.

밥에 핀 연꽃 '표고연근밥'

고슬고슬한 밥에 얹혀진 연근 몇 조각이 수레바퀴처럼 둥글다. 그 주위로 눈처럼 퍼진 흰쌀밥과의 조화가 빛난다. 화선지를 닮은 도자 위에 내온 표고연근밥이 정갈하다. 햇살 가득한 산사 뒤뜰에 소담지게 펼치니 지나던 스님이 자꾸만 곁눈질을 한다.

△ 표고연근밥

-재료 : 연근, 쌀, 표고버섯, 양념장 (간장, 고춧가루, 청고추, 참깨, 들기름)

1. 쌀을 씻어 불려 놓고, 연근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놓는다. 표고버섯은 곱게 채 썬다.

2.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불려놓은 쌀과 연근, 표고버섯을 넣고 볶는다.

3. 충분히 볶아지면 물을 알맞게 넣어 밥을 짓는다.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과 양념장을 함께 낸다.

푸른 숲에 유영하는 은행잎의 향연 '브로콜리된장무침'

자디잔 열매 같은 알갱이로 푸르게 풍성한 브로콜리는 숲이다. 그 위에 뿌려진 참깨는 가을날 노란 단풍잎을 닮았다. 그것도 숲에 쏟아지는 노란 은행잎이 연상되는'브로콜리된장무침'이다. 노르스름한 된장은 각연사 뒤뜰에 있는 독에서 퍼왔다. 그래서 그런지 맛이 더욱 깊다. 브로콜리의 밋밋한 느낌을 뭉근한 된장 맛이 잡아주고 참깨의 향으로 풍미가 돋우어진다.

△ 브로콜리된장무침

-재료 : 브로콜리, 양념장(된장, 참깨, 효소)

1. 브로콜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2. 된장, 참깨, 효소를 갈아 양념장을 만든다.

3. 데쳐놓은 브로콜리를 양념장에 버무린다.

오케스트라 선율을 담은 목이버섯야채볶음

구멍 난 연근은 울림통, 목이버섯은 현이며 붉고 파란 파프리카는 활줄이다. 흔히 사찰음식은 무미건조하다고 한다. 담백해 건강에는 좋지만 맛은 '글쎄'라고 의문부호를 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사찰음식을 다양하게 접해보지 않은 선입견이다.'목이버섯야채볶음'은 입 안에서 퍼지는 소리와 향의 조화로운 연주다. 목이버섯의 부드러움과 연근의 아삭함이 조화를 이룬다. 현을 튕기듯 파프리카의 맛이 청량감을 더한다.

△ 목이버섯야채볶음

-재료 : 목이버섯, 연근, 파프리카(청·홍), 간장, 조청, 들기름, 참기름, 통깨, 매실청

1. 목이버섯과 연근을 각각 끓는 물에 데쳐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 파프리카는 채 썬다.

2. 목이버섯과 연근을 들기름에 충분히 볶다가 파프리카, 간장, 조청, 매실청을 넣고 조린다.

3.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마무리 한다.

노릇노릇 '가지양념구이'

얼핏 보니 잘 구워진'꽁치구이'같다. 등 푸른 생선이 건강에 좋듯, 꽁치 닮은 보랏빛 가지의 영양도 그에 못지않다. 김 오른 찜통에 살짝 찐 가지에 간장, 고춧가루, 생강즙, 참기름, 통깨를 넣은 양념장을 올리니 군침이 절로 돈다. 특히 가지의 파이토케미컬 성분은 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 가지양념구이

-재료 : 가지, 청·홍 고추, 간장, 고춧가루, 통깨, 참기름, 생강즙, 식용유

1. 가지를 씻어 반으로 가른 다음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살짝 찐다.

2. 찐 가지가 식은 뒤 물기를 살짝 짜고 넓적하게 펴준다.

3. 간장에 고춧가루, 생강즙, 참기름, 통깨를 넣어 구이 양념장을 만든다.

4. 넓게 편 가지 안쪽에 양념장을 바른 후 잘 달군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양념이 묻지 않은 쪽부터 굽고 뒤집어 살짝 굽는다.

5. 팬에서 꺼낸 후 다시 한 번 양념장을 바르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은은한 저녁향이 나는 '목이버섯장아찌'

물이 배어들면 목이버섯은 묵처럼 흐물흐물해져 부담없이 집어먹을 수 있다. 아교질의 반투명이라 식감도 좋다. 동의보감에'맛이 달며 독이 없다'라는 기록이 있다. 여러 종류의 장아찌는 먹어봤지만, 목이버섯 장아찌는 처음이다. 입안에서 은은한 저녁향이 감돈다고 해서'석향(夕香)'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그런지 한입 베어 물면, 산사의 노을이 눈앞에 펼쳐질 것 같다.

△ 목이버섯장아찌

-재료 : 목이버섯, 집간장, 다시마, 마른고추, 청주, 설탕, 매실청(식초)

1. 목이버섯을 한 시간 정도 불린 후, 깨끗이 손질해 물기를 없앤다.

2. 집간장, 다시마, 마른고추를 넣고 채수물을 끓인다.

3. 뜨거운 채수물에 청주, 매실청(식초)을 1:1 비율로 넣고 손질해둔 목이버섯에 붓는다.

스님들의 식사는 밥과 국 그리고 반찬 하나다. 그런데 그릇은 모두 네 개다. 나머지 한 개는 물로 씻고 헹구어 먹는 용도다. 그만큼 검소하고 알뜰하다. 농사 지은 사람의 공덕을 헤아려 쌀 한 톨도 버리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진천 각연사 법공 스님은"음식은 마음의 욕심을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이며 깨달음이다. 사찰음식은 힐링음식의 근본이다"라고 말한다.

사찰음식은 산과 들의 채소로 음식을 만들고 육식과 오신채를 피하며 인공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는 특징이 있다. 최근 웰빙 열풍과 함께 착한 먹거리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 몸을 위한 힐링음식으로서 사찰음식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올 추석이 건강해질 것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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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