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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29 17:24:12
  • 최종수정2014.07.29 17:58:12

조혁연 대기자

김득신은 괴강가의 취묵당짓는 과정을 이렇게 기록했다.

'창동(蒼童)을 시켜 작은 소나무를 베어내고 큰 소나무만 남겨두며, 작은 돌은 뽑아내고 큰 돌은 끊으며 썩은 흙은 제거하여 더러온 고을을 청소하니 기이한 형세와 경치가 번갈아 나타났다. 사람들은 모두 이곳엔 마땅히 당우를 지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청당태수에게 청해 목수를 얻어 재목으로 쓸 약간을 베어서 두 칸 당을 지었다.'-<취묵당기>

인용문 서두의 창동은 청년같은 소년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괴산임에도 불구하고 청당(청안현) 태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다소 이채롭다. 백곡은 이렇게 완성된 취묵당을 통해 멀고 가까운 곳의 경치를 확보했고, 이에 크게 만족해 했다.

'성불산이 잇달아 솟아 있는 것, 남녘과 동녘까지 이어진 교외, 이탄 광탄의 급류, 물가에 늘어선 나무, 어촌마을이 벌려 있는 것, 구름이 일어나고 새가 날아가는 것, 고리가 노릴고 사람이 다니는 것이 모두 시야에 들어오니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기쁘기가 예쁜 선녀가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것만 같은 뿐만 아니다.'-<취묵당기>

김득신은 처음에는 괴강으로의 낙향 생활에 불안함을 보였으나 얼마안가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으면서 일대 근·원경을 소재로 수채화같은 서경시를 짓기 시작했다. 그렇게 쓰여진 시가 '괴협취묵당팔영'(槐峽醉默堂八詠)이다.

'백곡집 권3'에 수록된 팔영은 '옹암간화'(瓮巖看花), '불옥상설'(佛獄賞雪), '강구상선'(江口商船), '야교행인'(野橋行人), '포사경안'(浦沙驚雁), '우협조람'(牛峽朝嵐), '용추모우'(龍楸暮雨) 등 8편이다.

취묵당 아래 괴강변 모습. 지금은 모래톱대신 잡풀이 무성하다.

제 1영은 괴강가 봄날의 경치와 석양의 풍광이 선명하면서 눈에 잡힐 듯이 그려져 있다. 지면 관계상 한자 원문은 생략한다.

'옹암의 꽃비단 같아 / 감상하려고 배를 댔네 / 요부(堯夫)의 흥취를 얻어 / 가만히 개유를 즐기네 / 마음대로 늦은 향기를 즐기니 / 청류에 떠내려갈까 걱정이네 / 보기를 마치고 귀로를 재촉하니 / 석양은 멀리 모래톱으로 지네.'-<제목 옹암간화>

시 내용 중 '요부'는 중국 송나라 때 유학자를 일컫고 있다. 제 2영은 성불산의 늦겨울과 괴강가의 초봄 사이를 노래한 시로, '햇빛은 취객의 잔에 드네'가 표현의 압권이 되고 있다.

'높고 높은 성불산(成佛山) / 큰 눈이 내려 희고 희네 / 장대엔 버드나 씨 흩날리고 / 대유령(大庾嶺)엔 매화가 피었네 / 찬 기운 시객의 소매로 스며들고 / 햇볕은 취객의 잔에 드네 / 구공(歐公)처럼 감상해도 / 나는 아직 흥이 줄지 않았네.'-<제목 불옥상설>

인용문에 등장한 구공은 구양수를 지칭하고, 대유령은 괴산지역 고개가 아닌 중국 호남·강서·광동성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옛부터 매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따라서 달리 매령(梅嶺)이라고도 불렀다.

일대는 대유령을 경계로 춥고 따뜻한 기후가 확연히 구분됐다. 이 때문에 대유령을 무대로 '남쪽가지에는 꽃이 피었는데 북쪽가지에는 꽃이 피지 않았다'(南枝開花 北枝未開)'는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김득신은 이 고사를 괴산지역으로도 끌고와 '성불산에는 흰눈', '대유령에는 매화'라고 대비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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