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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03 15:21:47
  • 최종수정2014.07.03 15:21:47

조혁연 대기자

선조~숙종 연간을 산 인물인 김득신(金得臣·1604∼1684)은 조선 최고의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김득신이 말년을 보낸 괴산 괴강가의 취묵당(醉默堂)에는 그의 독서량을 기록한 '독서기'(讀書記) 편액이 걸려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어떤 책의 독서가 끝나면 그 횟수를 대나무에 새겨 기록으로 남겼다.

취묵당 독서기를 보면, 김득신의 사기의 백이전(伯夷傳)을 1억 1만 3천 번으로 가장 많이 읽었다. 반면 노자전(老子傳)·분왕(分王)·벽력금(霹靂琴)·주책(周策)이라는 책은 2만 번을 읽었다고 기록했다.

또 제책(齊策)·귀신장(鬼神章)·목가산기(木假山記)·중용서(中庸書)는 1만 8천 번, 송설존의서(送薛存義序)·송원수재서(送元秀才序)·백리해장(百里奚章)은 1만 5천 번을 읽었다.

이밖에 획린해(獲麟解)·사설(師說)·송고한상인서(送高閑上人序)·남전현승청벽기(藍田縣承廳壁記) 등은 1만 3천 번을 읽었다고 썼다. 이상의 글을 모두 합하면 36편이 된다

억이나 만 단위 숫자는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이나, 그가 조선 최고의 독서광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의 독서 방법은 다독과 정독이었다.

증평 율리 김득신 묘역의 동자상 모습.

그는 많이 읽기도 했지만 정독을 병행했다. 이런 김득신의 독서방법을 주위에서는 '안철지면'(眼徹紙面)으로 표현했다. 이는 눈빛이 종이를 꿰뚫을 정도로 정확하고 자세하게 책을 읽은 것을 의미한다.

그의 후손인 김유헌(金由憲)이 그의 '독수기(讀數記)'를 읽고 난 후 '서독수기후(書讀數記後)'라는 문장을 남겼다.

'옛날 나의 선조 백곡(柏谷)께서는 말년까지 부지런히 수많은 책을 손수 베껴 쓰고, 늙어서도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아 백 번, 천 번 혹은 만 번, 억 번에 이르도록 읽으셨다.'-<서독수기후>

그 뒤에는 '글의 맥락을 알 수 있는 복선이 담겨 있는 곳은 줄을 긋고 둥근 점을 이어 놓았다. 이치와 뜻이 담겨 있는 곳에는 행서(行書)와 초서(草書)의 글씨로 옆에 주석을 달아놓았다. 조심스럽게 필적(筆跡)을 살펴보면, 쇠바늘과 은 철사가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이처럼 김득신이 독서를 집념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유년기에 앓은 병고에서 비롯됐다. 그는 어릴적 '두질'(천연두)를 앓은 관계로 지적 성장이 더디었다.

때문에 그는 10살이 돼서야 겨우 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기억의 소유자였다. 이런 그를 단련시키고 격려한 사람은 친부 김치(金緻)였다. 독서광이 된 김득신과 관련해 재미난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다.

'김득신이 책에 미쳐있다는 소문을 들은 장모는 혼례식이 있던 날, 신방에 있는 책을 모두 치워버렸다. 책 때문에 첫날밤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까 걱정했다. 그날 밤, 신방에 든 김득신은 장모의 우려대로 신부에게는 관심도 두지 않고 온 방을 뒤지며 책을 찾았다. 천신만고 끝에 경대 밑에서 발견한 것은 달력의 일종인 책력이었다. 밤새도록 읽고 또 읽기를 되풀이한 김득신은 날이 새자 "무슨 책이 이렇게 재미가 없느냐"고 했다.'

김득신이 묘는 우리고장 증평군 증평읍 율리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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