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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01 14:37:07
  • 최종수정2014.07.01 14:37:07

조혁연 대기자

한자 '샘 泉'(천)은 바위에서 물이 자연스레 용출하는 모습을 상형화했다. 이에 비해 '우물 井'(정)은 물 긷는 시설의 모습을 상형한 것으로, 인공적인 것임을 보여준다.

물과 관련된 표현으로 '시정'(市井)이 있다. 시정잡배(市井雜輩), 시정지민(市井之民) 등에서 그 용례를 찾을 수 있다. 시정잡배는 시장과 우물가에 모이는 사람의 무리, 시정지민은 시정을 찾은 백성들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실학자 이익도 '시정지민'이라는 표현에 호기심이 들었는지, 그 어문적인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했다.

'시정이란 것은 농상(農商)의 천한 사람을 말한 것이니, 장사꾼은 저자를 주로 삼고, 농사꾼은 우물을 주로 삼는다. 그래서 시정지민(市井之民)이라 이른다."고 생각한다.'-<성호사설 시문문>

우물이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신라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조 혁거세 거서간(居西干) 5년 정월에 용이 알영정(閼英井)에 나타나 오른쪽 옆구리에서 여자아이를 낳았으며, 여자 아이는 자라면서 덕행과 용모가 뛰어나 시조가 왕비로 맞았다는 기록이 있다.'-<삼국사기 신라본기>

말세우물 모습.

위 내용대로라면 신화 속의 신라 왕실에는 용의 피가 흐르고 있다. 우리고장 증평에도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성을 지닌 우물이 있다. '말세우물'이 증평읍 사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충북도 기념물 143호로, 직경 1.44m, 깊이 5.4m, 수심 2.8m 규모로 일반 우물보다 1.5배 가량 크다.

사계절 가뭄이나 장마철에 관계없이 일정 수위를 유지하고, 겨울에는 물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물이 찬 것이 특징이다. 이 우물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노승이 마을 아낙네가 10리 밖에서 길어온 물을 얻어 마시고 감사의 뜻으로 우물터를 찾아주었다. 그리고 "우물 물이 세 번 넘치면 말세가 오니 그때는 이 마을을 떠나라"고 했다.' 그래서 '말세우물'로 불리우고 있다.

마을 구전에 의하면 말세우물은 임진왜란과 경술국치 때 등 두번 넘쳐 흘렀으나 이것의 과학적인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다만 수원(水源)이 깊은 가운데 홍수기를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실학자 홍만선은 수원이 깊은 우물 찾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몇 개의 구리로 동이를 땅 위에 엎어놓고, 하룻밤이 지난 다음 이를 관찰하여 그 가운데 이슬이 많이 맺힌 곳을 파면 반드시 우물이 난다."-<산림경제>

그렇더라도 용비어천가에서 말한 "샘이 깊은 물은 / 가뭄에 아니 그칠새 / 내가 되어 바다에 가나니" 정도의 깊은 샘이나 우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전통시대 우물의 고갈은 마을주민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김종직이 '우물이 마르다'라는 시를 이렇게 읊었다.

'도성 안의 십만 호 가운데 / 우물마다 모두 말라 버리니 / 하인들은 짧은 두레박줄을 안고서 / 아침에는 한숨 쉬고 저녁에는 흐느껴 울다가 / 한밤중에 한 잔 물을 훔치노라면 / 이웃간에 남은 물방울을 다투네 / 부호가에서 잔치를 벌이는데야 / 일만 항아리인들 어찌 값을 따지랴 / 내가 들으니 사평의 나루에는 / 물이 말의 배에도 닿지 않는다 하네.'-<점재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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