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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5.29 15:54:35
  • 최종수정2014.05.29 15:54:35

조혁연 대기자

'바람도 쉬여 넘난 고개 구름이라도 쉬여 넘난 고개 /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 보래매 쉬여 넘난 고봉 장성령 고개 / 그너머 님이 왓다하면 나난 한 번도 쉬어 넘어가리라.'

청구영언에 실려 있는 사설시조의 하나로, 작자는 미상이다. 시조 중장에 등장하는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 보래매는 모두 매에 관한 표현들로, 보래매는 보라매의 옛이름이다.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규경(李圭景, 1788∼1863)은 그의 저서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매 종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해주목과 백령진에 매가 많이 나고 전국에서 제일이다. 매는 그 해에 나서 길들여진 것을 보라매하고 하고 야생으로 여러 해 된 것은 '산진이'라 한다. 집에 있으면서 여러 해 된 것은 '수진이'라 하며, 흰 것을 '송골'(松·), 청색인 것을 '해동청(海東靑)이라 한다.'

조선 숙종~영조 때 인물인 강재항(姜再恒, 1689~1756)도 양응자설(養鷹者說)이라는 매와 관련된 문헌을 남겼다. 먼저 이 글은 매사육 방법을 체험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매를 날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날아서 바람을 맞으면 그 기운이 바야흐로 솟아나서 스스로 멈출 수가 없지. 한번 날면 자유자재로 날게 되고 세 번 날면 구속을 벗어나 구름을 가로 질러 하늘 끝까지 올라가 버려 아득히 그 가는 곳을 알 수 없게 된다네. 나는 그래서 창문 아래에 깃발을 세워놓지. 아침에 일어나 그 깃발을 살펴보아 바람이 불면 매를 날리지 않는다네.'-<양응자설 일부>

강재항은 '매는 겉모습과 달리 강인한 새가 아니다'라는 식으로도 표현했다. 이는 매를 진실로 사랑하는 데서 우러난 것으로, 매를 혹사시키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무릇 매는 날랜 새이기는 하지만 그 혈맥과 근골은 사람과 다름이 없지.(…) 숲에 부딛혀 날개가 부러지고 바위에 충돌하여 허리가 부러지는 낭패를 당하면 마침내 거꾸로 떨어져 허무하게 죽고 만다네. 나는 꿩을 세 마리만 잡으면 더 이상 매를 날리지 않는다네.'-<양응자설 일부>

강재항은 한 때 우리고장 회인현감을 역임했고, 이때 청(淸)·신(愼)·근(勤) 세 글자를 지침으로 삼고 선정을 베푼 것으로 '회인현보민청간상절목'(懷仁縣補民廳看詳節目)이라는 사료에 기록돼 있다.

그는 1740년(영조 16) 회인현감으로 부임하자 '보민청'을 설치,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해결하려 했다. 그는 2백석의 원곡을 마련, 회인 백성들에게 낮은 이자로 대여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이익금을 지방행정 경비로 일부 사용했다. 이는 사창제의 변형으로, 농민들의 배고픔과 지방행정의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하는 행정 묘안이었다.

'지승'이라는 지도는 남굴(온달동굴) 입구를 타원으로 그렸다.

강재항도 추사 김정희와 마찬가지로 '남굴'(南窟·지금의 온달동굴)을 체험한 몇 안 되는 조선시대 문인관료였다. 그러나 그는 처음에는 남굴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다.

'남굴 아래에 배를 매어두고 / 남굴의 기이함을 보고자 했네 / 동굴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 칠흑같이 어두워 볼 수가 없었네.'-<입재선생유고>

그는 이후 남굴 체험에 성공했는지 '영주의 남쪽 동굴은 / 생긴 모양을 참으로 본뜨기 어렵네 / 구불구불한 것은 삼중의 창문같고 / 얽히고 설킨 것은 구곡의 구슬 같네'(〃)라고 썼다. 인용문 중 영주는 영춘현을 지칭한다.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이같은 내용과 비슷한 '충북의 산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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