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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3.18 16:37:17
  • 최종수정2014.03.18 16:37:17

조혁연 대기자

세조의 어가는 1464년 2월 23일 청주에 도착해 이틀간 머물렀다. 이때 세조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실록에는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다만 유생, 창기의 노래 환영이 있었고, 104살의 문원(文原)이라는 노인이 시를 바친 것으로 나타난다. 세조는 그 노인에게 술과 고기를 하사했다.

'노인에게 주육을 하사하였다. 문원(文原)이라는 노인이 있었는데, 나이 1백 4세이나 기력이 오히려 건장하므로 임금이 그 노인을 가상히 여기어 특별히 포와 술 및 의복 한 벌을 하사하였다.'-<세조실록 10년 2월 23일자>

당시 세조의 어가를 호종, 경호군사를 총괄 지휘한 인물은 병조판서 윤자운(尹子雲)이었다. 그는 경호군사들의 군기와 관련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청주도착 이틀째 되는 날 갑자기 인원 점검을 했다. 그 결과 조선시대 왕의 순행과 관련해 가장 풍기문란적인 내용이 적발됐다.

'이어 종친에게 명하여 길을 나누어서 적발하게 하였더니, 의정부 사인 성윤문이 민가에 투숙하였고, 사대장 김처의가 군을 버리고 마을에 들어갔으며, 예조좌랑 이수남·이길보는 기녀를 데리고 민가에 투숙하였고, 또 충찬위 이세정은 술에 취하여 길가에 누워 있었다.'-<세조실록 2월 24일자>

경호원들의 행동을 유형별로 요약하면 △민가 투숙 △기녀와 동침 △그리고 '길 위의 인사불성'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세조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세조는 증조부 이성계까지 거론하며 '추핵'(죄인을 심문하고 탄핵하는 해동)을 명령했다.

"태조께서 행군할 때에 백성의 일조를 탈취한 자라도 모두 다 죄를 받았는데, 하물며 군령에 관계된 자이겠느냐· 다른 집에 투숙하는 것은 군령의 중한 법인데, 이제 군을 버리고 마을로 들어간 자, 장소를 버리고 간 곳을 모르는 자, 술에 취하여 길 곁에 누운 자, 기녀를 끼고 마을로 들어간 자, 마을에서 지숙한 자, 이들은 모두 다 위로는 나 임금을 속이는 것이요…'-<〃>

'기생을 끼고 민가에 투숙한 자'(선)라는 표현이 보인다. 그 바로 위는 '술에 취해 도로가에 누운 자'라는 뜻이다.

그 다음에도 "아래로는 유사를 멸시한 것이니, 비록 죄 주지 말고자 해도 어찌 내가 법을 굽히겠느냐. 추핵하여 아뢰어라"라는 세조의 흥분된 어조가 계속 이어진다.

당시 영의정 신숙주도 세조의 어가를 호종, 청주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그도 행렬을 이탈, 민가에 투숙했다가 적발됐다.

'영의정 신숙주(申叔舟)가 아뢰기를, "신도 또한 종의 집에 투숙하였으며 성윤문은 신을 따라 방사에 잠깐 묵었으므로, 민가에 작폐한 데에 비할 것은 아닙니다" 하니, 임금이 성윤문을 특사(特赦)하였다.'-<〃>

신숙주는 행렬을 이탈해 민가에 투숙했으나 영의정이라는 권력 때문인지 벌을 받지는 않았다. 대신 신숙주를 따라 얼덜결에 민간에 함께 묵은 성윤문이라는 인물이 처벌을 받을 위기에 몰렸으나 신숙주 해명으로 처벌을 면했다. 아무튼 이날 군사들의 풍기문란 사건으로 경호방법에 변화가 일어났다.

'"승지·병조·도진무의 당직자는 지금부터 창간사(槍間射) 안에서 숙위하라" 하였다. 행궁내진의 군사로서 창을 가진 자와 궁시를 찬 자가 서로 일정한 사이를 두고 주위에서 숙위하는 것을 창간사라 한다.'-<세조실록 10년 2월 24일자> 창간사라는 표현이 어렵자 당시 사관이 이를 보충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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