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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2.13 17:22:03
  • 최종수정2014.02.13 17:22:03

조혁연 대기자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시인으로 손꼽히는 이옥봉 시인의 삼척과의 인연과 작품세계를 조명하자는 문화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옥봉(李玉峰)은 당시 충북 옥천군수인 이봉(李逢)의 서녀로 태어나 출가했다가 일찍 남편을 여의고 시(詩)를 짓는 것으로 고독한 세월을 보내던 중 삼척부사를 지낸 조원(趙瑗)의 첩으로 살면서 삼척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강원일보> 2011년 8월 30일자 기사 내용이다. 우리고장 옥천 출신의 이옥봉은 <강원일보>의 기사 내용대로 첩 신분으로 남편 조원을 따라, 1583~1586년 3여년 동안 삼척에 기거했다.

이옥봉은 이 기간동안 삼척이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죽서루'와 '춘사'(春思)라는 한시를 남겼다. 시 '죽서루'는 매우 짧은 시이기는 하나, 하늘과 땅을 한 지점에서 조망하는 등 입체적인 풍광을 그리고 있다.

삼척 죽서루 모습.

'강물에 몸담근 갈매기의 꿈 드넓기 그지없고(江涵鷗夢闊) / 하늘에 든 기러기의 시름은 길기만 하구나(天入·愁長).'

'강물'과 '하늘', '갈매기'와 '기러기' '꿈'과 '시름', '드넓고'와 '길기만' 등의 시어에서 보듯 이 시는 뚜렷한 대구(對句)를 하고 있다. '죽서루'는 서애집, 청창연담, 일사유사 등에 이옥봉의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다.

특히 상촌 신흠은 이 시에 대하여 '고금의 시인 가운데 이 작품에 미친 사람이 없었다'고 극찬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후기 문신이자 학자인 홍만종은 이 작품이 이옥봉의 창작인지에 대해 약간 회의를 나타냈다.

"내가 당라나 사람 항사(項斯)의 시를 보니 '水涵萍(부평펑)勢遠 天入·愁長'이라 하니, 이씨의 이 구절은 전적으로 여기에서 나왔거늘 상촌이 어찌하여 항사의 시를 보지 못했던가."

국어학계의 이같은 논란과 달리 이옥봉의 시 '춘사'는 전적으로 강원도 삼척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진주 나무에 서리 내려 앉으니(霜落眞珠樹) / 성(城)은 어느새 익은 가을(關城盡一秋) / 마음은 임금 곁에 있으나(心情金輦下) / 몸은 멀리 바닷가 이곳에 있네(形役海天頭) / 상심한 눈물 막을 길 없고(不制傷時漏) / 떠나 온 시름 감당키 어렵구나(難堪去國愁) / 함께 북녘을 바라보라고(同將望北極) / 강산에는 누각이 높이 솟아있네.(江山有高樓)"

인용된 시 구절 중에 '고루'(高樓)라는 표현이 보인다. 바로 삼척의 죽서루를 지칭한 것으로 국어학자들은 보고 있다. '성은 어느새 익은 가을인데 강산에는 누각이 높이 솟아있네'를 연결하면 삼척의 풍광이 더욱 고혹스럽게 다가 온다.

삼척시가 근래들어 이옥봉을 지역의 무형자산으로 발굴·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두에 <강원일보> 기사를 인용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이날자 <강원일보>는 '그녀가 생활했던 삼척지역에서는 최근 시와 시의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재조명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강원지역 일간지가 '이옥봉은 지금의 옥천출신'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옥천과 충북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옥봉은 '괴산군수가 되신 운강공께'라는 한시도 남긴 바 있다. 운강은 그의 남편 조원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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