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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12 15:55:51
  • 최종수정2013.12.12 15:55:51

조혁연 대기자

'자유한인보' 제 7호에는 충북을 주소로 두고 있는 포로 수용자들이 정확히 63명 등장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당시 청주군이 31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영동 11명, 옥천 6명, 제천·보은 각 4명, 괴산군 3명 등의 순이다. 이중 오창면 주소자가 무려 12명이나 되는 점은 향후 학계가 연구해볼 대목이다.

도내 출신을 포함한 당시 3천명의 조선인 징병자들은 주로 남양군도(南洋群島)라는 곳으로 끌려갔다. 남양군도는 마샬, 마리아나, 캐롤라인, 길버트, 뉴기니아 등 태평양 적도 부근에 있는 여러 개의 섬을 일컫는다.

1940년대 미국과 일본간에 벌어진 전쟁을 '태평양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필리핀, 하와이 그리고 남양군도 등에서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은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기습작전으로 심대한 타격을 받았으나 이후 전열을 다시 갖추면서 1943년에는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고, 이후 제해권을 되찾기 시작했다.

1943년 11월에는 남양군도의 하나인 길버트 섬, 1944년 2월에는 먀살군도, 6월에는 사이판 섬에 상륙해 일본군을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최전선에 배치됐던 우리나라 징병자들도 대거 미군의 포로로 잡히게 됐다.

'자유한인보' 제 7호의 겉표지 모습이다.

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리면서 우리나라도 해방을 맞았다. 따라서 '자유한인보'도 정간(停刊)을 맞게 됐다. 그러자 당시 편집을 공동으로 맡았던 이종실, 박순동, 박형무 등 3인은 '정간의 말'을 이렇게 썼다.

'중언부언할 필요도 없이, 이 주보의 정간은 우리의 귀국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말하자면 즐거움의 정간이라 하겠으니 (…) 부탁보다도 제언하고 싶은 것은 귀국 후에도 계속해서 우리가 열열한 애국의 마음을 갖는 동시에, 세계 문화의 진보에 떨어지지 않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자유한인보' 제 7호에는 이름도 한글 식으로 쓴 '하월용해'라는 미군 육군대좌의 이별사도 실려 있다. 역시 내용도 한글로 번역해서 실었다.

'귀국 도착후라도 나를 잊어주시지 마시오. 신신 付記합니다. 나는 여러분들과 통신이 계속 되기를 심O히 바라는 바이올시다. 내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KIM SOO YOUNG 씨는 布港(하와이 항구)의 韓人 親友中의 一人입니다. 그분이 여러분들이 하신 편지를 내게 전달할 것입니다.'

'하월용해'의 이별사는 단순히 사적인 인연을 강조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고, 그는 귀국하는 조선인 징병자들에게 민주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저 자유해방된 大韓!! 여러분이 귀국하시면 미국 점령군에게 자발적으로 봉사하시기를 躊躇(주저)하지 마시오. 그 미국군은 여러분들이 민주주의 하에서 실지로 경험을 하셨고 또 민주주의가 무엇에 기초를 둔 것인가에 대하야서도 잘 이해하실 줄 아니까 반가히 맞아 줄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월용해는 '1. 信敎(종교 지칭)의 자유, 2. 언론출판의 자유, 3. 집회의 자유, 4. 유죄 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송평한 재판을 구하는 권리 즉 개인의 생명과 재산은 법적 근거아 없이는 탈취 당할 수 없습니다' 등 4개항의 민주주의 원리를 이별사에서 강조했다.

그는 이별사의 끝말을 '아울러 가까운 장래에 韓國이 韓人의 大韓으로되기를 遠望하며 또 遠祝하는 바 올시다'라고 적었다. 진정으로 자주 독립하라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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