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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1.28 17:04:41
  • 최종수정2013.11.28 17:43:00

조혁연 대기자

우리 눈이 가로로 넓듯이, 읽는 것 역시 가로 문장이 편한 구조로 돼 있다. 한글은 초·중·종성이 한데 모아져 하나의 글자를 형성하기 때문에 가로로 써야 훨씬 능률적이다. 한글의 이런 특장은 IT와 최고의 궁합으로 결합하고 있다.

한글이 갖는 무궁무진한 자모음의 조합성과 인체 구성에 맞는 가로쓰기는 한글을 IT시대의 최강 문자, 그리고 한국을 IT 최강국으로 만들고 있다.

근현대 한글의 역사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 주시경과 최현배(崔鉉培·1894~1970) 선생이다. 주시경이 한글문법의 뼈대를 세웠다면, 최현배는 한글전용과 가로쓰기 이론을 완성하고 실천했다.

국내 유력 일간지들은 90년대 중반까지도 세로쓰기를 고수했다. 그러나 최현배 선생은 그보다 50여년 앞선 지난 1946년 '한글가로글씨연구회'를 만들었고, 70년대는 '한글전용'을 주장했다.

일제 강점기인 1932년 8월 최현배 선생이 청원의 궁벽한 마을인 초정약수를 이례적으로 찾았다. 그는 당시 동아일보 청주지국장인 김동환의 초청으로 '청남학교'에서 한글강습회를 가진 후 초정약수를 찾았다.

최현배는 1932년 초정약수를 찾은 후 동아일보에 '한글순례 청주에서'라는 글을 특별 기고했다.

그가 이날 쉽지 않은 발길을 한 것은 '초정약수=한글의 성지'라는 의식을 굳건히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초정약수를 방문한 후 감회가 무척 컸는지 당시 동아일보에 '한글巡禮 청주에서'라는 제목으로 상·하 두번에 걸쳐 특별 기고를 했다. 이때 그는 '세종대왕으로부터 세례를 받는 느낌'이라고 당시 느낌을 적었다.

'김공은 나에게 세종의 뒤를 이어 눈을 씻으라 권한다. 두 눈을 씻으면서 이 약물로 눈을 씻치면 한글이 잘 보이리라 한즉 김공은 한 걸음 더 나아가아 이왕이면 낯도 머리도 씻치라고 세수대야를 빌어다가 새 약수를 하나 부어주신다. 나는 500년 뒤에 있으면서 세종대왕 세례를 받고 그 정통을 이은 감이 있었다.'-<동아일보 1932년 8월 24일자>

인용문에 등장하는 '김공'은 최현배를 초정약수로 안내한 당시 동아일보 청주지국 김동환을 일컫는다.

그는 '우리가 여기에 특히 큰 글씨로 적어야 할 것은'이라는 강조법으로 세종대왕이 초정약수에 와서도 훈민정음 창제에 골똘했음을 분명히 했다.

'세종께서 병환으로 말미암아 다른 정무는 다 그만두시고 초정으로 요양오셨것만은 오직 훈민정음의 제작에 관한 서류만은 侍臣(시신)의 諫止(간지)도 들으시지 아니하시고 기어코 携來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최만리 상소문인 "어찌 이것(훈민정음 창제 지칭)만은 행재(초수리 행궁)에서 급급하게 하시어"(세종실록 26년 2월 20일자)와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표현이다. 인용한 문장중 '侍臣'은 '임금을 모시는 신하', '諫止'는 '간언을 듣지 아니하고'. '携來'는 '휴대하고 왔다'는 뜻이다.

그는 이날 학자답게 세종대왕의 흔적을 찾으려고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하고 그 뒤의 허탈한 마음을 이렇게 적었다.

'第一井의 북변에 행궁의 庭石이라는 것을 인도자 새 주인의 말대로 살펴보았으나 인공의 자취를 확인키 어려웠으며 바위 또한 말이 없으니…'-<〃>

이제 세종대왕의 흔적을 찾으려는 시도와 노력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몫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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