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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9.12 18:21:26
  • 최종수정2013.09.20 10:09:50

조혁연 대기자

이규경(李圭景, 1788∼1863)의 관찰력은 초수리 약수(초정약수)의 위치성, 우물의 규모, 솟아오르는 모양 등 외형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았다. 조선후기의 호기심 많은 지식인답데 그의 관찰력은 두루 넓었다. 이번에는 그의 오감 기능 중 맛을 보는 혀의 기능이 작동했다. 그는 처음 맛본 초수리 약수의 느낌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試삽(睡에서 目대신 口)之。味微辛而澁。俄而舌尖乍辣。又如點礬。人言如露酒淡者。非誇也。或傳此泉有兩派。其味一淡一辣。同出一井。而味不相和。亦一異云。'-<오주연문장전산고 / 泉井 / 상당초정변증설 중 일부>

'시험삼아 초정약수를 맛봤다. 맛이 약간 매우면서 떫었는데 혀에서 갑작스런 매운 맛이 솟아올랐다. 동시에 그것은 명반과도 같은 맛이었다. 사람들이 露酒의 맑음같다고 말한 것은 과장이 아니었다. 혹간에 샘에는 2개의 수맥이 있어 그 맛은 하나는 담백하고 하나는 맵다고 전해지고 있다. (물은) 한 우물에서 동시에 나오나 그 맛은 서로 섞여지지 않아 역시 한결같이 다르다라고 전해진다.'(필자 번역)

'椒井靈泉'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그 안에 우물이 있다.

초수리 약수의 물맛을 기록한 이규경의 표현을 잘 살펴보면 이중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辛'(매운 맛)은 '乍辣'(순간적인 매운 맛)에, 澁(떫은 맛)은 點礬(명반)에 대응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즉 짧은 시간이지만 전자는 매운 맛, 후자는 떫은 맛의 변화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같은 이유를 설명한 이규경의 표현도 무척 재미있다.

그는 △초수리 약수는 물맛이 다른 2개의 수맥을 갖고 있는데 △그것이 섞이지 않으면서 △매운 맛과 떫은 맛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용문 중 '露酒'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어학사전은 露酒에 대해 '이슬처럼 받아내는 증류주(蒸溜酒)라는 뜻으로 소주(燒酒)의 다른 이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露酒淡'는 꼭 소주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탁주의 반대적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초수리 약수의 물색이 그만큼 맑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이규경은 오주산문장전산고의 '수토변증설'에서도 거의 같은 내용인 '如露酒之淡者'라고 기술했다.

이규경의 호기심은 이번에는 초정약수의 약리적인 효과로 옮겨갔다. 그는 초수리 약수가 지니고 있는 효과를 비교적 짧은 문장으로 서술했다.

'此井最宜於暑症腹痛及風痺。'-<〃>

'이 우물은 더위병, 복통 그리고 風痺를 치료하는데 최고로 알맞다.'(필자 번역)

'風痺'(풍비)는 요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병명은 아니다. 사전은 '뇌척수장애의 일종'이라고 적었다. 세종실록에도 초수리 약수의 물맛에 대한 표현이 등장하나 이규경의 표현력 만큼 다양하지 않다.

'淸州有水味如椒 名爲椒水'-<세종 26년 1월 27일자>

해석하면 '청주에 물 맛이 호초(胡椒) 맛과 같은 것이 있어 이름하기를 초수(椒水)라 한다' 정도가 된다. 호초는 지금의 '후추' 어원이 되는 낱말이다. 조선시대에는 달리 '玉椒'(옥초)라고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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