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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8.22 16:16:29
  • 최종수정2013.08.22 16:16:29

조혁연 대기자

가마는 집모양 처럼 생겼으면서 누군가를 태울 수 있는 기구를 말한다. 고구려 안악고분의 '주인도'(主人圖)와 '부인도'(婦人圖)에 가마가 등장한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가마를 이용했다.

송나라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에는 고려 가마의 한 종류인 채여(采輿)를 설명하는 내용이 장문으로 수록돼 있다.

'위에는 나는 봉(飛鳳)을 만들고 네 모퉁이에는 연꽃이 보이는데 행진하면 흔들린다. 아래에는 붉게 칠한 좌석을 앉히고, 네 개의 대[竿]에는 용머리(龍首)를 만들어, 공학군(控鶴軍) 40인으로 이를 메게 한다. 앞에서는 두 사람이 의장을 잡고 맞이하여 인갈(引喝) 하니, 행동이 매우 엄숙하다.'-<고려도경 제 15권 거마 조>

인용문의 '인갈'은 관인이 행차할 때 앞에서 행인이 비키도록 소리치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 임금이 탈 수 있는 가마로는 연(輦), 여(輿), 가교(駕轎) 등 3종류가 있었다. 왕실에서는 '덩'이라는 가마도 사용했으나 이는 공주나 옹주가 타던 것이었다.

1444년 세종대왕이 우리고장 청주목 초수리(지금의 초정)를 찾았을 때 어느 가마를 이용했는가도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대목은 약간의 '예습'이 필요하다.

영친왕 가례반차도에 등장하는 '연'의 모습이다.

'연'은 임금이 궁궐 밖으로 먼길을 거둥할 때 타는 가마로, 특히 왕이 타는 연은 어련(御輦)이라고 불렀다. 연은 왕비, 대비, 세자, 세자빈도 탈 수 있었지만 대군, 왕자, 공주, 옹주 등 왕위 계승과 관련된 인물만이 탈 수 있었다.

가장 크고 화려한 연은 몸체가 지붕과 벽체로 이루어져 있고, 임금의 상징색인 붉은 색의 주칠(朱漆)을 했기 때문에 '홍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장식성을 높이기 위해 수술의 일종인 유소(流蘇)를 주렁주렁 매달았고 지붕은 '용두'와 '연봉'으로 장식했다. 가마꾼도 20명 내외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여'는 궁궐 안이나 궁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를 갈 때 주로 사용했으나 간혹 먼 지방길에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숙종은 남한산성에 거둥하여 서장대에 오를 때에 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여는 지붕과 벽체가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연과 구분됐다.

이밖에 '가교'는 가마를 말 두 마리가 앞뒤에서 끌고 그 옆에 가마꾼이 늘어선 가마를 말한다. 왕실의 왕위와 관련된 인물이 탈 때는 특별히 가교라고 불렀다. 이 가교도 임금이 종종 이용했다. 1795년 정조가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거행하기 위해 100리밖 화성을 행차할 때에도 가교가 동원됐다.

세종대왕이 우리고장 초수리를 거둥할 때 어떤 가마를 탔는지 세종실록에는 뚜렷한 기록이 없다. 실록은 단지 '거가'(車駕)라고만 표현했다. 세종은 여러 정황상 크기가 가장 큰 '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궁으로 가는 먼 지방길의 거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교'는 아니더라도 '여'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은 민폐를 우려해 '간소한 초수리 길'을 누차 강조했다.

"이번 초수(椒水) 행차에는 참으로 간편한 것을 따르려 하였는데, (…) 이 뒤로는 삼가서 이같이 하지 말라.'(今此椒水之行 務從簡便 … 今後愼勿如此)-<세종 26년 2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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