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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23 15:49: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도 오늘날 비누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석감'과 '조두'라는 세정제를 사용했다. '석감'(石齒+僉)은 명아주를 태운 재에서 추출한 잿물에 밀가루 등을 섞어 만들었다. 그러나 석감은 세안이 아닌 세탁용으로, 옷의 때를 뺄 때 끓는 물에 풀어서 사용했다.

이에 비해 조두는 인체에 사용했던 세정제의 하나로 팥을 미숫가루처럼 곱게 가루를 내 세수할 때 문질렀다. 조두를 만들 형편이 못되는 집에서는 콩깍지 삶은 물, 창포 우린 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연산군일기에는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

"복세암(福世菴) 중들이 세수하는 조두를 해사(該司)에서 진배(進排)하는데, (…) 중들이 세수하는 것이 국가에 무슨 관계가 있어 이렇게 하는 것입니까."-<연산군일기>

조선은 유교가 국시였던 국가였기 때문에 스님들이 세수하는 것까지 경멸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과 같은 비누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18세기초 제주도에 표류했다가 2년간 억류생활을 했던 네덜란드인 하멜(Hendrik Hamel·1630~1692)었다.

1920년대 '잡지' 부인에 등장한 신여성 그림.

그러나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통된 것은 개화기 때였다. 특히 당시에는 비누가 매우 비싸 쌀 한말이 80전인데 비해 비누 1개 값은 1원이었다. 때문에 개화기 무렵의 비누는 부유층만 주로 사용했고, 이때 비누가 풍기는 냄새를 '멋쟁이 냄새'라고 불렀다.

개화기의 명성황후(明成皇后·1851~1895)도 미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러시아 공사 부인이었던 웨베르 여사였고, 그녀가 러시아제 화장품을 직접 가지고 들어와 명성황후에게 이른바 '양화장'을 해줬다.

그러자 명성황후는 매우 흡족해 했고, 이것은 정치에도 일부 영향을 미쳐 고종이 친러정책을 취하게 된다. 고종은 신변에 위협을 느끼자 1년 동안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다가 돌아온다. 이것이 그 유명한 아관파천이다.

그러나 러시아제 화장품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여류 민속학자 비숍(1832~1904)은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이라는 책에서 명성황후를 이렇게 표현을 했다.

"왕비 전하는 날씬한 체격에 거침새가 없어 보이는 부드러운 체모였다. 머리는 유난히 검고 화장에는 진주분을 써서 옥안이 파리해 보였다."

사학자들은 인용문 중 '명성황후는 옥안이 파리해 보였다'라는 내용을 들어 당시 러시아제 화장품에 납성분이 많이 들어 있었고, 따라서 '명성황후는 납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는 '박가분'(朴家粉)이라는 화장품이 유행했다고 전회에 밝힌 바 있다. 그 광고문구가 재미있다. 동아일보 1922년 12월 24일자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향장품계의 패왕. 공학박사 三山喜三郞(일본인)의 심사를 득한 박가분을 바르시면 주근깨와 여드름이 없어지고 얼굴에 잡티가 없어져서 매우 고와집니다. 박가분은 경향각지 내외국민의 신용있는 포목점과 잡화상에서 판매하옵니다."

그러나 박가분은 기생들 사이에 납중독으로 인해 얼굴에 푸르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살파먹는 가루'라는 소문이 퍼졌고, 그로 인해 자진 폐업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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