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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직장인들의 소회와 각오

열정으로 달려온 시간…"후회는 없어요 희망만이 자랐죠"

  • 웹출고시간2013.02.20 20:10: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서로 떠나온 곳(고향)과 시작한 곳(직업)이 다른 10년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10돌을 맞은 충북일보가 직업별 10년차 7명을 선정해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사회 초년생 시절, 투박하고 거칠었던 순수한 모습대신 이날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만큼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포스들이 느껴졌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언론계에 발을 들인 본보 기자와 어렸을 때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피부과 전문의,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천직을 찾게 됐다는 MC.

자부심 하나로 하던 일도 그만 두고 소방서에 들어간 구급대원, 만인이 선호하는 평생직장에 들어간 농협은행원과 도청공무원, 직장생활에 단조로움을 느껴 뷰티산업에 눈을 돌린 미용학원장 등 분야별 10년차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모임을 주최한 본보 기자가 대화의 문을 열었다.

"오늘 모임은 충북일보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여러분을 모시고 지난 10년 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10년 계획에 대해 서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자유롭게 인사들 나눌까요?"

△김수미 충북일보 차장

김수미

충북일보 차장

"앞으로의 10년 위해 다시 힘찬 시동"

충북일보 역사와 함께한 김수미 차장은 올해가 꼭 10년차다. 현재 청주시청을 출입하며 문화계 전반을 아우르는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 차장은 자신의 경우 "너무 이른 미술 조기교육이 낳은 부작용(?) 사례"라고 하소연했다.

4살 때부터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는 김 차장은 부모님이 일찍이 예술가로 키워보겠다는 마인드로 입시미술을 배우게 했다.

그런데 조기교육이 역효과를 낸 것인지 대학문을 넘기도 전에 붓 잡는 일에 지쳐 인생 최대의 실증이 그때 찾아 왔다고….

결국, 김 차장은 미술관련 학과가 아닌 광고홍보학을 전공했고,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화가가 돼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와 달리 문화현장을 누비는 기자가 돼 대리 만족을 하고 있다.

"요즘 후배들의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10년 전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을 성장엔진으로 다시 힘찬 시동을 걸 수 있는 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홍석 청주 와인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김홍석

청주 와인피부과 원장

"수도권 병원 인지도를 중부권으로"

김홍석 원장은 리모델링한 옛 남궁병원터에서 와인피부과·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이 의사였다.

"고향이 부산인데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꿈이었고 대학도 의대에 들어가 지금 제가 원하는 일을 하게 돼 행복합니다."

김 원장이 피부과 전문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주도에서 한센병을 관리하는 센터에 있을 때"라고 했다.

당시 "그들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료외적인 생활환경에 답답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완치가 될 수 있는 질환인데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방치돼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김 원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이나 해외 오지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 계획에 변함이 없을 것 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충북 오송에 생명과학단지가 조성되고 2013년 세계뷰티미용박람회가 오송에서 열리는 만큼 KTX역과 청주국제공항 등의 교통적 여건을 살려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병원의 인지도를, 중부권에 집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며 "현재의 병원에 화상·외상센터와 문화센터를 갖춰 시민들이 질환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교류를 할 수 있는 찾고 싶은 병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관 MC

박용관

MC

"MC듀오 최초 결성…후배 양성 노력"

얼마 전 가수 김장훈과 독도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박용관 MC(사회자)는 지역 축제 현장이나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제가 MC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연예인이나 하는 정도로 인식돼 마땅한 전문 교육기관도 없었거든요. 쉽지 않은 출발이었죠. 더구나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불규칙한 수입 때문에 많이 고민도 하고 이 일을 계속해도 되나 수없이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무대 위에 선 박MC의 재치와 순발력에 모두가 즐거워하고 그 모습을 보는 그 역시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 출연으로 팬층도 상당히 두터워진 상태라고.

박MC는 지난해 용춘브라더스라는 MC듀오를 전국 최초로 결성해 후배 장춘권MC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2011년에는 '말빨쑈'라는 토크 콘서트와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해 인지도를 높였는가 하면 이달 초 전문 MC 양성을 위해 청주 가경동에 'YC Bros. Agency&Academy(용춘브라더스) 사무실을 오픈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고광오 청주동부소방서 보은특수구조대

고광오

"생명 구하는 고귀한 직업에 감사"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미국의 한 소방관이 쓴 '소방관의 기도'의 일부분이다.

고광오 소방관은 2003년 소방서 현관 로비에 적혀 있는 이글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의 희생으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직업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현재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산악구조를 가장 많이 하게 되는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되는데 그러지 못해 사고를 당했을 때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특히 자살이나 익사사고 등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어 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꿈에도 나올 정도니 소방공무원들이 대부분 정신 건강은 그리 좋지 못할 겁니다."

고 소방관은 개인적으로 하던 일도 접고 자부심 하나로 도전하게 된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생명을 구하는 고귀한 직업을 얻게 된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으로서 다시 한 번 자부심을 느낀며 만인에게 존경받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수 충북도청 공보관실 주무관

김진수

김진수 충북도청 공보관실 주무관

"주민들과 희노애락 소중한 경험"

충북도청 공보관실에서 근무하는 김진수 주무관은 증평출장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군 제대 후 공교롭게 IMF라는 국가적 위기가 닥치고 선배들의 취업문이 막혔을 때 컴퓨터정보공학이라는 전공도 못살리고 막연히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0년도 구제역발생 때예요. 전국 축산농가에게 대재앙이었죠. 공무원들이 소 백신 맞추는데 투입돼 농가주인들과 24시간 대기하며 필사적으로 축사를 지켰으나 모든 가축을 살처분해야 했을 때 2천여마리나 넘는 가축을 살아있는 채로 트럭에 실어 땅에 뭍을 때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동안 군에서 근무하면서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소중한 경험을 발판삼아 도정발전에 도움이 되는 진취적인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 주무관은 "앞으로의 10년은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인 충북이 역사적으로 기틀을 잡는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며 "나 역시 열린 사고방식으로 업무에 대한 열정을 십분 발휘해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가정에서 존경받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되겠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홍윤기 NH농협은행 과장

홍윤기

NH농협은행 과장

"최초 여성지역본부장이 꿈이었어요"

나이와 달리 앳돼 보이는 홍윤기 과장은 NH농협은행원이다.

홍 과장은 2003년 신입행원 때 사내일보 인터뷰이야기를 떠올렸다.

"당시 선배에게 사랑받고 후배에게 존경받는 행원이 되고 싶다는 수학정석 같은 포부를 밝힌 기억이 납니다. 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꼭 농협에 입사시키겠다, 최초의 여성지역본부장이 되고 싶다는 큰 포부도 밝혔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홍 과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신입행원 때 출납업무를 보면서 100만원을 더 내드린 고객"이라고 말했다.

마감하다 자신이 많이 놀랄까봐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를 확인하고 택시타고 왔다면서 그대로 되돌려주셨던 일이 감사했다 고 회상했다.

그녀는 현재 신입행원 연수 때 만난 입사동기와 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해 두 아이를 낳고 산다.

처음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고 싶단 생각도 들었고, 출산휴가가 끝나고 다시 출근을 할 때 고래고래 우는 아이를 떼어내고 차안에서 내내 울며 출근했던 기억, 상사에게 혼이 나 밤새 울었던 속상한 기억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남편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자랑했다.

김 과장은 지금 아이들도 크고 여유가 생기니 일에 대한 욕심이 더 생긴다고 했다. 이제 어엿한 중견직원이 돼 후배직원도 가르치고 자부심도 생긴 만큼 전문행원으로서 농협은행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직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영석 도도아카데미 청주캠퍼스 원장

지영석

청주 도도아카데미 원장

"10여년전 수강생이 후계자감으로"

포항 출신인 지영석 원장은 청주에서 10년째 미용학원을 경영하고 있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미용한다고 부모님 속도 많이 썩혔다고 했다.

지 원장은 직장생활도 해 보고 대리운전 사업도 해 봤으나 번번이 일에 대한 무의미함으로 고민해 왔다고 했다.

그러던 중 남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았던 네일아트나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고 배우러 다니다가 본인이 아예 학원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지금까지 미용학원을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어요. 학원에 불이 나 사업체를 잃은 적도 있고 경제사정이 어려워 건물주에게 쫓겨났던 웃지 못 할 일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옆에서 나이어린 원장을 보듬어 준 수강생들에게 너무 감사하고요. 10여년 전 처음 청주에 왔을 때 청주라는 도시가 낯설게 느껴졌는데 어느덧 제2의 고향이 됐네요. 그리고 올해 전국체인가맹점 브랜드 도도아카데미 청주 캠퍼스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어요. 제 옆에는 지금 10여년 전 수강생이었던 남학생이 지금 제2의 도도아카데미 원장을 꿈꾸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지 원장은 "이 일이 적성에 맞고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앞으로 도도아카데미 청주캠퍼스가 청주의 미용학원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10년 뒤 지금 하는 일 그대로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라고. 나 역시 항상 나를 있게 하는 미용 꿈나무들과 함께하는 이 직업이 좋고 오래도록 이 일로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 김수미기자·사진 /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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