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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9.11 16:26: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신각은 그(조헌 지칭) 말을 옳게 여겨 기계(器械)를 대대적으로 수리하고 성내에 봇물을 끌어들여 큰 못을 만들었다. 뒤에 왜란이 일어나자 이정암이 성을 지켜 온전할 수가 있었으므로 고을 사람들이 신각이 사전에 준비한 공로를 추모하여 아울러 비석을 세워 그 공을 기렸다.'-선조수정실록

임진왜란 때 조헌의 충언을 유일하게 실천한 인물은 신각(申恪·?~1592)이라고 전회에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각은 자신이 대대적으로 수리한 성(城), 즉 인용문에 등장하는 성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지역인 다른 경기도 양주의 해유령(蟹踰嶺)이라는 곳에서 왜군의 머리 70~80급을 베었다.

이정암 영정

신각 대신 '대대적으로 수리한 성'에서 승리를 거둔 인물은 그 후임자인 이정암(李廷·1541∼1600)이다. 인용문 안에 이정암이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성의 본래 이름은 연안성(延安城)으로, 지금은 북한 지역이 된 황해도 연안읍에 위치하고 있다.

연안성 전투는 청주성보다 꼭 한달 늦은 1592년 음력 9월 1일에 있었다. 그날의 전투는 소규모 충돌이 아니었다. 왜군 수만명이 성벽에 달라붙었다.

'초토사(招討使) 이정암 등이 흩어진 장수와 졸병을 거두어 죽기로써 지킬 계획을 세우고 그 구역 안의 남녀를 다 불러 항오를 편성하고 근지에 있는 돈과 곡식을 실어들여 양식을 준비하였다. 9월에 적병 5, 6만이 합세해서 공격해 왔다.'-<연려실기술>

서두 인용문에 '봇물을 끌어들여 큰 못을 만들었다'라는 표현이 있다. 성 둘레에 해자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만든 해자는 적공격을 지연시키는데 어느정도 유효했다.

시간이 지나자 왜적은 해자를 풀(草)로 메우고 성벽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정암은 이를 어느정도 예상하고 횃불을 이용한 화공(火攻)을 준비하고 있었다.

'적이 풀을 쌓아 해자를 메우고 올라오면 횃불을 던져 태우니 떨어져 죽지 않는 자가 없었다. (…) 또 (왜군이) 흙담 혹은 판옥 을 쌓아 사면에서 밤 안개를 틈타 가만히 서쪽 성에 오르는 것을 횃불로 40여 명의 적을 불태워 죽이니, 적이 역시 탄환이 떨어져 다만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연려실기술>

이정암이 화공 다음으로 준비한 것은 이른바 '끓는 물' 공격이었다. 성을 수비할 때 단골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이때도 매우 유용했다.

'적이 긴 사다리로 성에 오르거나 판자를 지고 성을 훼손시키면 나무와 돌로 부수고 끓는 물을 퍼붓게 하니 죽지 않는 자가 없었다.'-<선조수정실록>

실록은 다음 문장을 '적이 이에 시체를 모아 불을 지르고 퇴각하니, 즉시 군사를 출동시켜 추격하여 수급을 베고 노획한 것이 매우 많았다'라고 적었다. 사흘간 밤낮없이 벌어졌던 연안성 전투는 이정암의 완벽에 가까운 승리였다. 그러나 그는 공을 자랑하지 않았다.

'이정암이 양조(兩朝)에 헌첩(獻捷)하면서 단지 어느 날에 성이 포위당하고 어느 날에 풀고 떠났다고만 하였을 뿐 다른 말이 없었다. 조정에서 모두 말하기를 '전쟁에 이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공을 자랑하지 않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고…'-<선조수정실록>

이정암은 우리고장과도 인연이 있어 충청도관찰사(1596년)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때 이몽학(李夢鶴)의 난을 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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