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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날개 - 뇌 수두증 미숙아 지훈이

머리에 물 계속 빼줘야… 오른쪽 마비도
쌍둥이 누나는 '폐동맥 협착증' 등 앓아
일자리도 못 구한 어린 부모 눈물의 생활

  • 웹출고시간2012.04.15 18:59: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머리에 물이 차는 '뇌 수두증'을 앓고 있는 미숙아 지훈이.

"응애, 응애." 2010년 10월12일 제천의 한 산부인과에서 쌍둥이가 태어났다. 그 순간, 24살의 어린 아빠와 28살의 어린 엄마는 서럽게 울었다. 남들은 다 기뻐서 우는데, 이 부부는 슬퍼서 울었다.

"간호사, 빨리 산소마스크! 심전도 체크하고, 중환자실로 옮기세요." 8개월 만에 태어난 미숙아 쌍둥이 모두 1.4㎏도 되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둘째인 백지훈(제천시 강제동)은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믿을 수 없었다. 노인성 질환인 '뇌출혈'이라니. 의료진의 다음 말은 더 무서웠다. 뇌에 물이 차는 '뇌 수두증(뇌수종)'이라고 했다.

지훈이의 머리에 구멍이 뚫렸다. 서둘러 물을 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차올랐다. 이번엔 배에 구멍을 냈다. 호수를 삽입, 머리의 물을 배로 뺐다.

곧이어 합병증이 왔다. 머리에 물이 찰 때마다 '사시' 현상이 나타났다. 오른 손·발의 마비도 빠르게 진행됐다.

모유를 힘겹게 넘기던 지훈이가 구토를 한다. 소화 기능까지 떨어진 탓이다. "뭘 먹일 때마다 입 옆에 손수건을 대줘야 해요. 거의 다 토하거든요. 밥이라도 잘 먹어야 할 텐데…."

지훈이는 3개월마다 병원을 찾는다. 머리에 물이 차는지 수시로 검사한다. 또 상황이 나빠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 어마어마한 병원비는 어린 부모의 가슴을 짓누른다.

이제 26살의 아빠는 얼마 전까지 변기 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현재는 다른 일터를 알아보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30살의 엄마는 일할 여유조차 없다. 하루 종일 쌍둥이 남매를 돌봐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건강하면 얼마나 좋아요. 이 녀석 누나인 지민이도 아파요. '폐동맥 협착증'이랍니다."

누나의 경과도 좋지 않았다. 합병증으로 피부와 점막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찾아왔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견딜 만 했다.

정밀검사 결과, '동맥관 개존증' 진단을 받았다. 태아 순환을 유지하기 위한 동맥관이 출생 직후 닫히지 않았다. 일단은 수술로 열린 혈관을 막았다. 하지만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른다. 심장 초음파 검사로 계속 확인해야 한다. 다시 열린다면 심부전이나 동맥류 같은 질환이 올 수 있다.

누나와 남동생의 병명을 더하면 10여 가지나 된다. 말도 못 뗀 어린 생명들이 남들 평생 앓을 질병과 싸우고 있는 셈이다.

병간호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부모는 손 벌릴 곳조차 없다. 양가 집안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다. 그저 쌍둥이가 빨리 낫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래야 미뤄놨던 약속을 이룰 수 있다.

쌍둥이 병간호에 매달리느라 남들 다하는 것도 못한 어린 부부의 약속, 바로 결혼식이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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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날개 6. '톡소카라 안구증' 앓는 재호(3월19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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