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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18 16:24: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는 정식 행정지명 외에 별칭도 많이 사용했다. 경상도는 영남(嶺南), 전라도는 호남(湖南), 충청도는 호서(湖西)라고도 불렀다. 딱딱한 행정 명칭에 비해 한층 시적이고 정감있는 표현이다.

영남할 때의 '영'이 어느 고개를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어문학자들 사이에 견해차가 존재한다. 혹자는 우리고장 단양의 죽령, 또 다른 이는 영동의 추풍령을 일컫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죽령설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죽령 남쪽'이면 경상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 반면 추풍령은 경상도의 허리 쯤에 위치하기 때문에 경상도 지역을 모두 아우를 수 없다.

호남에 대해서는 어문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오랜 역사를 지닌 김제 벽골제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호남은 '벽골제 남쪽 지방' 정도가 된다.

우리고장 충청도의 별칭인 호서의 '호'에 대해서는 금강, 의림지, 미호천 등 대략 3가지 설이 존재하고 있다. 금강의 또 다른 명칭이 호강(湖江)이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호서를 금강의 서쪽으로 보면 지금의 충북지역은 호서의 범주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제천 의림지 설도 약점을 지니고 있다. 충청도 모두를 아우르기에는 위도가 높고, 또 의림지 서쪽은 경기도 동부지역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설은 이른바 호락논쟁이 큰 응원군이 됐다. 조선후기 유학자 이간과 한원진 사이에 물성(物性)과 인성(人性)이 같은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때 제천 한수재에 기거하고 있던 권상하는 한원진의 주장을 지지했다. 이 경우 호론의 '호'를 의림지로도 볼 수 있는 논리가 생겨난다.

미호천설은 두가지 설보다 더 큰 약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충청도를 아우르기에는 하천 규모가 너무 작다. 뿐만 아니라 하천명 미호천은 일러야 개화기, 아니면 일제 강점기에 생겨난 지명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에 '미호천'이라는 지명은 존재하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에 '호서'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종 15년(1520) 때였다. 당시 사관이 강혼(姜渾·1464~1519), 박세희(朴世熹·1491~1530), 한충(韓忠·1486~1512) 등에 얽힌 이야기를 적으며 '호서'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사호는 강혼(姜渾)인데, 젊은 사람들에게 허여(許與)되지 못하여 고향 집으로 아주 돌아갔다. 가는 길에 호서로 나가 청주(淸州)에 이르렀을 때에 도사 박세희(朴世熹)와 그 고을 사람 한충(韓忠)을 만나 얘기하며 술을 마셨는데, 거나해지자 한·박이 강혼에게…'-<중종실록>

당시 강혼은 고향인 진주로 낙향하던 길이었고, 세 사람은 사림파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모처럼 회포를 풀기위해 박세희와 한충이 거주하고 있던 우리고장 청주에서 회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용문 중 '호서(湖西)로 나가 청주(淸州)에 이르렀다'는 표현은 강혼이 지금의 용인-양지-죽산-진천을 거쳐 청주에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 사람은 이후 훈구파의 반격을 받아 불우한 말년을 맞이하게 된다.

강혼은 탄핵을 받았고, 박세의는 유배지에서, 한충은 훈구파가 보낸 자객에게 살해됐다. 물론 지명 '호서'와는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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