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3.05 16:59: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 사회의 '부(富)의 대물림'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상쇄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 교육으로 인해 오히려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의 지출 능력 차이가 자녀의 학력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소득 격차가 교육 격차와 학력 격차를 유발하는 셈이다.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

국내 상위권 대학 학생들의 40%가량이 소득 상위 10% 안에 드는 최고소득층의 자녀들이다. 소득 하위 10%에 속하는 최저소득층 자녀의 비율은 4년제 대학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대학이 부를 대물림하는 통로임을 확인해준 통계다.

충북지역도 비슷했다. 청주교대와 교원대, 청주대, 충북대, 서원대 등 도내 상위권 대학학생들의 17%가 소득상위 10%안에 들었다. 반면 하위 10%에 속하는 최저소득층 자녀의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충북지역 대학에서도 다른 시도의 대학과 마찬가지로 부가 대물림되고 있다. 장학금 신청자들도 최고소득층 자녀들이 많다. 국가장학금 신청자의 17~28%가 10분위 소득(소득상위 10%, 월평균 가구소득 968만원/2012년 2월 기준)에 속한다. 일부 대학은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10분위 비율(21.2%)보다 높다. 소득이 높은 가정의 자녀들이 성적도 좋다는 얘기가 된다.

대학별 재학생 가정의 소득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이 자료는 부모의 소득이 학생 성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부모의 경제력이 된 셈이다. 상위권 대학의 진학과 좋은 성적은 또 취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다시 부익부 빈익빈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희망이 있는 사회는 좋은 교육시스템이 특징이다. 그리고 좋은 교육시스템은 희망 사회를 구분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잘 된 교육시스템은 지금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준다. 노력을 통한 사회적 성취와 경제적 안정을 담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는 지금 희망을 말하기 어렵다. 이른 바 교육시스템이 부의 대물림의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학교를 통해 자녀에게 그대로 넘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선 지금 '개천 이무기'가 아무리 용을 써도 용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절망만 겪고 있다. 사교육비는 자꾸만 많아지고 취업문은 자꾸 좁아지고 있다. 소득이 적은 개천 이무기네는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다.

현실은 고도성장 시대가 아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다. 경제적 이동성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부모와 자녀 간 경제적 지위의 상관관계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자 자녀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집 자녀의 경제적 지위 향상은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교육 확대는 이런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가난한 부모의 자녀가 훗날 가난해질 공산은 크다. 증여·상속 말고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세대 간에 부의 이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놀랄 일도 아니다. 가난한 학생들에게 성공의 최대 조건은 좋은 두뇌와 끝없는 노력이다. 그런데 그 두 조건이 별 힘을 못 쓰는 세상이 됐다.

***교육기회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는 외환위기 이후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확대됐다. 부익부 빈익빈, 신분상승 기회상실, 부의 대물림 사례들은 무수히 많다. 지금도 수많은 부문에서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다.

공자는 "속수 이상의 예를 행한 자는 내 일찍이 가르쳐 주지 않은 바가 없었다(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라고 말했다. 수(脩)는 육포(肉脯), 속수(束脩)는 육포 열 조각을 뜻한다. 약간의 예물을 가져가 배움을 청하는 속수지례(束脩之禮)의 유래다. 교육의 기회 균등을 강조한 예다.

교육의 기회는 균등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의 백년대계가 창창할 수 있다. 더 이상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기회가 좋아지고 나빠져선 곤란하다. 낭비되는 국가예산을 가난하고 영민한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돌려야 한다. 그럴 가치는 충분하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