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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9.05 17:36: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우리와 아주 친숙했던 '짜장면'은 그동안 표준어가 아니었다. 그런 '짜장면'이 오랜 기다림 끝에 표준어의 지위를 얻게 됐다.

우리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킬 때 남모르게 고민해 왔다. 식자층일수록 더 했다. 표준어법에 따른 쓰기와 읽기의 다름 때문이다. 우리는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쓰고 읽어야 했다. '간자장'이나 '울자장' 역시 묵직한 불편함이었다.

***사전은 올바른 국어생활 도구

국립국어원은 최근 '짜장면'을 포함해 모두 39개 항목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즉시 반영됐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명칭에서 보듯 현재 표준이 되는 우리말 사전이다. 이 사전이 나오기 전에는 개인이나 민간 출판사에서 사전 편찬 사업을 했다. 그러다보니 일관되지 않은 면이 많았다. 사전마다 표제어 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국어에 관심에 갖고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경험했을 일이다.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들도 당황하기 일쑤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진행한 국가사업이 표준국어대사전 편찬 작업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한다. 그런 까닭에 표준어 수정이나 새로운 말의 등재도 신중하다. 인터넷에 웹 서비스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짜장면'과 함께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들은 현실 생활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표준어가 아니었던 것에 놀랄 정도로 친숙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발표는 어문 규범을 세우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어문 규범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존중받을 수 있다. 지금의 어문 규범 현실화가 논의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어문 규범이 현실적이어야 어문 규범을 지키는 의미도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범은 의미가 없다.

한글학자들은 짜장면을 중국의 작장면(灼醬麵)에서 유래한 것으로 봤다. 그리고 외래어표기법 제정(1986년)과 동시에 중국어 초성 'zh'는 된소리를 피해 'ㅈ'으로 적는다는 규정을 적용했다. 이 때부터 '짜장면'이 아닌 '자장면'이 표준어가 됐다.

중국음식점 메뉴판은 물론 온 국민이 짜장면으로 쓰고 읽는데도 자장면으로 써야 했다. 방송 아나운서들은 되지도 않는 억지 발음을 표준어라고 전파해야 했다. 모두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 때문이다.

예전엔 논쟁이 붙었다가도 "신문에 났다"고 하면 결판이 났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사전은 여전히 우리말과 글의 '표준'이자 '판관'이다.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은 대표격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국민이다. 국민이 불편해 한다면 당연히 고치는 게 맞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로 인정받고 있다. 미시적인 것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어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언어야말로 생물이다. 태어나고 사라지며 끊임없이 변태한다. 짜장면의 경우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짜장면 외에도 이번에 국립국어원이 표준어로 새롭게 인정한 39개 단어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 절실하게 든다.

결론은 이렇다. 말과 글에 대한 정책이 현실 언어와 문자 생활, 그 생성과 변화와 소멸에 지나치게 뒤처지거나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국어사전은 올바른 국어생활을 하기 위한 도구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 바꿔야

사전은 개인에게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국어 발전에도 큰 영향을 준다. 영국의 옥스퍼드나 미국의 웹스터, 프랑스의 라루스 등은 언어문화를 상징하고 있다. 사전을 활용한 언어생활이 필요하다.

언어생활의 사회적 약속인 '어문 규범'을 없애자는 뜻은 아니다. 그간 '짜장면'은 경직된 어문 규범에 대한 저항과 조롱의 상징이었다. 모두 다 '짜장면'이라고 하는 현실을 도외시한 일종의 외침일 수 있다.

어문규범은 그동안 '짜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지 못하게 했다. 그런 이상한 억제는 국민에게 어문 규범에 대한 불필요한 저항감을 심어 주었다. 국립국어원은 이 기회에 이런 점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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