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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표 전무와 함께하는 유럽여행

로맨틱 가도 따라 여행을 떠나다

  • 웹출고시간2011.09.01 19:21:21
  • 최종수정2015.01.16 11:31:19

산 중턱에 걸쳐 안개 속에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낸 하이델베르크성.

누구나 그렇지만 여행을 떠날 때는 나이를 불문하고 애들처럼 항상 마음이 들뜬다.

이번 여행 코스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가서 로맨틱 가도를 거쳐 오스트리아(인스부르크)-스위스(융프라우)-로마-파리-런던으로 이어지는 12일 일정으로 잡았다.

인천공항에서 11시간 넘는 긴 비행 끝에 도착한 프랑크푸그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여장을 풀고 나니 기내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아니면 시차 때문인지 눈이 말똥거린다. 공식적인 관광 일정 상으로는 저녁 투어가 없어 가벼운 차림으로 아내와 시내 구경에 나섰다.

약 5분 거리에 마인(Mein) 강이 유유히 흐른다. 라인 강과 함께 독일의 젓줄 역할을 하는 마인 강은 강 폭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양 안이 잘 정비돼 있어 산책하는 시민들로 활기가 있어 보였다. 호텔에서 강을 따라 30분 남짓 걸어 '뢰머 광장'에 도착했다. 뢰머는 독일어로 '로마인'이라는 의미로 광장 앞 옛 시청사 건물인 뢰머하우스가 눈길을 끈다. 지붕이 피라미드를 닮은 삼각형으로, 꼭대기에 종탑을 올려 놓은 전형적인 중세풍의 건물이다. 그 앞 광장 주변에는 노천 생맥주 상가들이 늘어서 있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맥주를 마시며 차분한 중세 분위기에 젖어 담소하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소세지 안주에 생맥주 한 잔 하는게 정석 아닌가. 어느 새 어둠이 젖어들면서 강 변이 소란스러웠다. 그야말로 강변 둔치가 인산인해다. 강렬한 락 밴드 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아내 손을 이끌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대는 젊은이들 속으로 숨어들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폭죽이 마인 강 밤 하늘을 황홀하게 수놓고 시민들도 환호하며 분위기에 동참했다. 알고 보니 다음 날 세계 여자축구대회 결승전이 이 곳에서 열리는데 오늘 전야제 행사를 이렇게 거창하게 한단다.

예상치 못했던 보너스 시내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오니 11시가 넘었다.

로텐베르크성 안에서 중세적 분위기로 생활하는 시민들의 모습

다음날 아침 공식 투어 일정인 '로맨틱 가도' 여행에 나섰다. 로맨틱 가도란 '로마로 가는 길'이란 뜻. 마인 강변의 뷔르츠부르크에서 시작, 알프스 기슭의 퓌센까지 이어지는 연장 350km의 도로로, 중세 때는 독일과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교역로 였다. 독일 정부는 패전후 경제부흥 차원에서 처참하게 파괴된 여러 중세 도시를 복원해 이 도로를 관광루트로 개발했다.

독일 여행의 하일라이트라는 명성답게 도로 주변에는 성벽에 둘러쌓인 붉은 지붕과 돌길로 덮인 중세도시를 비롯해 평화로운 전원, 그리고 녹음이 우거진 숲 속의 하얀 성 등 매력 넘치는 풍경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졌다.

첫 번째 들른 곳이 하이델베르크. 14만명의 인구 중 3만 명이 학생일 만큼 교육도시이기도 하다. 파리대학교를 모방, 1386년 설립돼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유명하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이 대학은 30년 전쟁의 영향으로 폐쇄와 개교를 반복하다가 차츰 자치권이 인정되면서 지금의 대학으로 자리잡았단다. 영화 '황태자의 첫 사랑' 무대가 됐던 노천 카페와 학생식당 ''멘자'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학내 관광명소 중 하나. 무려 220만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도서관이 외부인에게 공개된다니 부럽기만 하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도 이 대학 출신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산 중턱의 하이델베르크 성은 네카 강을 가로 지르는 고풍스런 카를테오도르 다리와 함께 구시가지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13세기에 처음 지어진 이 성은 수백년 동안 확장되면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돼 있다. 특히 관광객들의 시선을 모으는 곳은 지하에 있는 높이 8m의 거대한 와인 저장통. 오크로 만든 이 술통은 창고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그 크기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전쟁 때 식수가 부족할 것에 대비해 무려 22만 리터의 술을 저장할 수 있게 제작했단다.

하이델베르크성에서 바라보면 반대편인 커롤테오도르 다리 건너 북쪽 언덕의 중간 쯤에 산책길이 하나 나 있다. 일명 '철학자의 거리'로 불리는 이 길은 괴테를 비롯해 헤겔과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 많은 독일의 철학자 또는 문학가들이 사색과 작품 활동을 위해 자주 찾던 곳. 이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구시가지의 전망 역시 하이델베르크성과 어울려 멋진 그림을 연출한다.

로맨틱가도 여행의 백미는 중세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로텐부르크. 로맨틱가도와 고성가도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잡은 이 도시는 세계대전 당시 파괴됐던 성의 모습을 중세의 모습으로 복구해 마치 꼬마들이 크레파스로 그려 놓은 그림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저 산책하는 것 만으로도 시간을 거슬러 머나먼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든다.

이 도시는 길이 3.5km의 외곽 성벽으로 둘러 쌓여 있는데 이 중 2.5km 정도는 직접 걸어볼 수 있다. 성의 전체 모습을 가장 인상적으로 보려면 타우버 계곡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곳 도펠 다리에서 성을 바라보니 정말 푸른 언덕 위로 도시 전체가 떠있는 듯 환상적이다.

성벽을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돌판에 새겨져 있다. 모두 성곽 복원에 참여한 기부자들의 이름이란다. 자세히 들어다보니 일본 사람들의 이름도 가끔 눈에 띈다. 아마도 다같은 패전국의 입장에서 비록 남의 나라지만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는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으로 동참했으리라.

로텐베르크 중심에는 마르크트 광장이 있고 그 중앙엔 14세기 고딕 양식으로 계획해 르네상스 양식으로 완성된 시청사 건물이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 안에는 또 1300년부터 190년에 걸쳐 지은 고딕 양식의 성 야곱 교회가 로텐부르크의 상징처럼 서서 성의 격조를 더하고 있다. 이 성의 설계자이면서 독일 최고의 조각가인 리멘슈나이더의 '최후의 만찬'을 못 본게 지금도 못내 아쉽기만 하다.

로텐베르크 관광을 마치고 로맨틱가도 코스에 위치한 작은 중세도시풍의 마을 노르드 닝겔에서 하루를 묵은 다음 로맨틱가도의 끝인 퓌센으로 향했다.

노르드 닝겔에서 퓌센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 30분 정도 거리. 퓌센이 가까위지면서 알프스 산맥의 정취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회색 빛깔의 바위 산을 배경으로 적당한 숲과 목장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뉴질랜드나 호주의 목가적인 풍경과는 또다른, 깔끔하면서도 정제된 분위기에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이탈리아 깐소네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로맨틱가도의 진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퓌센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인 바이에른 알프스 산맥 동쪽 끝에 위치한 아름다운 휴양도시로 뮌휀에서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특히 알프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들어낸 수정같은 호수들은 주변의 산과 어울려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곳을 찾는 이들을 황홀하게 만드는 것은 유럽 전역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노이슈반슈타인성.

바이에른 왕국의 왕이었던 루드비히 2세가 1869년에 시작해 1886년에 완공한 이 성은 마치 동화 속 궁전같다.

노이슈반슈타인은 '백조'라는 뜻으로 루드비히2세가 좋아했던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중 백조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외관이 너무 아름다워 디즈니랜드 판타지랜드 성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이 성은 긴 세월 동안 엄청난 돈과 인력을 들여 완공, 지금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성주인 루드비히2세는 입궁 3개월 만에 미치광이로 몰려 성에서 쫒겨난 뒤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하니 인간의 욕망과 독선의 끝이 어딘 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성 위쪽 깎아지는 절벽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고 그 곳에 '마리엔 다리'가 놓여 있는데 여기가 성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다.

독일의 국민음료 맥주 이야기

2004년 맥주협회가 내놓은 통계자료에 의하면 독일의 맥주 제조회사는 1,274개에 이른다. 유렵의 모든 국가가 맥주의 질과 다양성에서 정평에 나 있지만, 누가 뭐래도 맥주의 본고장은 독일. 전국적으로 생산되는 맥주의 종류만도 4천종이 넘는다.
독일에서 맥주가 대중적 음료가 된 데는 수질이 크게 한 몫 했다. 석회암으로 이뤄진 토양 때문에 지하수를 그대로 마시기 어려웠고, 그런 이유로 물 대신 맥주를 마셨던 것. 독일 맥주가 훌륭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1516년 바이에른 왕국의 빌헬름 4세 때 공포한 '독일맥주순수령(Reinheitsgebot)' 덕이다. 이 법령에 따르면 맥주의 성분은 호프, 보리(맥아), 물 3가지 외의 어떤 물질도 첨가할 수 없게 돼 있다.
당시에는 발효에 필요한 효모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인데 현재는 여기에 효모를 추가해 4가지 성분만 사용토록 돼 있고 그 외에 다른 성분이 들어가면 맥주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
지방마다 맥주축제도 많은데 그중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열리는 뮌휀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가장 유명하다. 이 기간 중 소비되는 맥주의 양이 약 500만 리터. 500cc 잔으로 무려 1,000만 잔이나 되고 65만 마리의 닭과 110만 톤의 소시지를 먹어치운다.(자료제공:롯데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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