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헝가리- 동유럽의 장미 부다페스트

부다왕궁·세체니다리 눈에 담으며
드라마 '아이리스' 발자취 따라잡기

  • 웹출고시간2010.10.31 20:43: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라야! 잘 잤니? 어젯밤 자그레브에는 밤새 비가 내렸어. 오늘은 발라톤 호수를 보고 부다페스트로 갈 거야. 크로아티아에서 출국할 때는 쓰윽 훑어보고 통과했는데 두 시간 만에 도착한 헝가리 국경에서는 자그마치 28분이나 걸렸어. 여권대조는 기본이고 짐칸까지 열어보더라구. 유럽에 있는 동양계 세 나라중 하나인 헝가리는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흉노(훈)족의 후손이야.


그들은 "훈가리"라고 말하는데 바로 "훈족의 땅"이라는 뜻이래. 가도가도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에는 옥수수와 맥주보리 그리고 해바라기 밭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어. 두어 시간을 더 달리고서야 수평선이 보이는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어.

수평선이 보이는 발라톤 호수

내륙국 헝가리의 바다라고 하는 이 호수면적은 598㎢이니 605㎢의 서울이 들어앉을 정도의 크기야. 잠시 내려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점점이 떠있는 요트와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떼 그리고 수영하는 사람들 구경을 했어. 여기 사람들은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 옷을 훌러덩 벗고(아줌마는 용감하다) 수영복으로 갈아입는데 보는 사람이 민망한 거 있지. 뽀얀 뒷태를 다 보고 말았네. 호수성분이 알칼리성이라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서 이렇게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 많고 1913년에 벌써 류머티즘 전문요양병원이 생겼대.

◇티하니-발라톤의 보석

발라톤호수의 남쪽에 있는 도시 티하니 국립공원에 도착하여 민속품이 빼곡하게 들어찬 식당에서 우리 사골국 같은 스프에 빵과 생선까스로 점심을 먹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거야. 관광객은 밀어닥치는데 갑자기 비가 오니 나갈 수도 없고 좁은 식당이 북새통이었어.

티하니 거리의 전경들

비가 그치니 햇살이 얼마나 따갑던지...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영철이 처음 만나서 걷던 그 길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가게가 많은데 특히 도자기를 구워 파는 곳과 핸드메이드 수예품을 파는 곳이 많아. 여름에는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에서 오는 휴양객이 엄청나대. 정말 예쁜 마을이야.

티하니의 성당

발라톤 호수에서 제일 멋지다는 언덕에 1055년에 세워진 티하니성당이 있어.

성당의 지하에는 헝가리 독립을 외친 왕 안드라슈1세의 무덤이 있고 박물관에는 헝가리 마지막 황족의 사진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어.

우리는 겉모습만 봤어. 성당 앞에는 안드라슈왕과 우크라이나 공주였던 부인 아나스타샤의 아주 깔끔한 석상이 다정하게 서있어. 파란 호수와 어우러지는 하얀 석상이 아주 인상적이야.

성당에서 조금 올라가면 소리를 지르면 되돌아온다는 에코 언덕이 있어. 높은 산이 없는 헝가리는 메아리 듣기도 어렵나봐. 마침 잉카의 후예들이 공연을 하고 있네.

부드러운 악기소리가 메아리 언덕에 울려퍼지고 있어. 언덕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시원하고 평화롭게 보였어.

◇부다페스트 야경

~느닷없이 날아온 소련제 탄환은 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너를 쓰러뜨렸다~ 소라야! 헝가리가 공산국가였을 때 김춘수시인이 쓴 시 <부다페스트에서의 어느 소녀의 죽음> 생각나니? 우리도 6.25를 겪은 지 얼마 안돼서 발표된 시니까 아마 동병상련이었을까? 부다페스트가 내 머리 속에 자리하게 된 것도 이 시를 알고 난 뒤였을 거야. 그래서 암울하고 황량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 도시였지. 그런데 티하니에서 약 2시간을 달려 오후 5시쯤 도착해서 본 부다페스트의 첫인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 프라하가 수묵채색화였다면 이곳은 담담한 수묵화를 보는 듯 정감이 들었어. 호텔에 들러 가방만 놓고 나와서 우리의 육개장과 거의 비슷한 헝가리 전통음식 굴라쉬를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유명한 야경을 보러 나오니 어둠이 스멀스멀 번지기 시작했어. 밤이 깊어질수록 색깔이 살아나고 빛이 나는 도시 부다페스트.

부다왕궁 야경

황금빛 조명을 받으며 하나둘 눈을 뜨는 광경이란.....밤과 낮이 다른 두 얼굴의 도시에 감탄사만 나올 뿐 말문이 막혀버렸어. 도시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영어)에는 많은 유람선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느라 분주해. 우리도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독일어)' 선율이 잔잔하게 퍼지는 유람선에서 무료로 무한 제공되는 와인을 기울이며 이국의 정취에 빠져들었어. 누구라도 시인이 되고 누구라도 로맨티스트가 되게 하는 우아하고 화려한 색채의 향연이야. 프라하의 야경이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이라면 이곳의 야경은 찬란한 불빛 속에서 건축물의 윤곽이 또렷또렷 굵직하게 보이는 강한 남성을 보는 것 같아.


소라야! 저기 380m 케이블로 연결된 수천 개의 전등이 강 수면을 비추는 세체니다리의 장관을 봐. 가히 백만불 짜리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야. 헝가리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세체니백작을 기리기 위해 명명된 이 다리는 서쪽의 부다지역과 동쪽의 페스트지역을 잇는 8개의 다리 중에서 제일 처음으로 생긴 다리이고 제일 아름다운 다리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와 정준호(?)가 이 다리의 야경을 배경으로 포옹한 한 거 생각나니?

세체니다리의 야경

헝가리를 소개하는 엽서에도 이 다리의 야경이 나오는 걸 보면 부디페스트의 랜드마크임이 분명해. 하얗게 불이 켜진 다리는 엘리자벳 다리야. 아주 심플해 보이지?

이 황홀한 야경을 먼저 봤으니 내일 낮에 민낯의 도시를 보면서 실망하지나 않을까 조금 걱정이 돼. 소라야! 강 저편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첨탑 좀 봐. 언뜻 봐도 몇 백 개는 되는 것 같아. 바로 국회의사당이래.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사원과 비슷하네. 그리고 반대편에 우아하게 빛을 내고 있는 곳이 부다왕궁이야.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승우가 추격신을 찍은 곳... 아이리스 얘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며 집중하니까 가이드가 우스워 죽겠다네.

일렁이는 강물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간간히 뿌려대는 빗방울까지도 칼라풀한 아름다운 밤이야.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유람도 끝이 났어. 소라야! 내일 부다페스트의 진면목을 볼 거야. 제발 비가 그치기를 기도하며 자야 할 것 같아. 소라야! 내일 만나.

~~ Koszorom ( 꾀쇠룀)~~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